사람은
완전히 꺼지지는 않는다.
다만
부풀지 못하는 시간이 있을 뿐이다.
[무대]
남자,
작은 하트 상자를 손에 든 채
어색하게 웃는다.
관객은 모른다.
이 남자가
얼마나 긴 시간을
굳은 마음으로 살았는지.
과거에도 발렌타인은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의례였다.
이번은 다르다.
이번은
“다시 살아난다”는 감각이다.
나는 나를 둥근 사람이라 믿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예민했고
쉽게 상처받았고
쉽게 닫히는 사람이었다.
그런 나를
지금도 옆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
나는 화덕을 다루는 사람이다.
타버린 반죽은
버려야 할 것 같지만
아직 열이 남아 있다면
다시 숨을 불어넣을 수 있다.
관계는
그 온도다.
이번 발렌타인데이는
초콜릿이 아니라
온도의 증명이었다.
삶은
다시 부풀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다시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