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아버지는 뛰어난 조각가이자 발명가였던 다이 달로스다. 크레타 섬 미노스 왕의 부탁으로 누구도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을 만든 이다. 하지만 그도 아들과 함께 미궁에 갇히게 된다.
"아들아 내가 만든 새의 깃털을 붙여줄 테니 날아서 탈출하자! 다만 너무 높이 날아서는 안된다. 밀랍이 태양열로 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경고를 잊은 이카로스는 하늘을 나는 기분에 취해 점점 높이 솟아오르다 추락해 죽는다.
나의 추락은 날개가 없는 듯 여겨졌다. 추락하는 당시에는 막막하고 죽을 것 같았다. 아니 내가 스스로 죽을 수는 없기에 차라리 아파서 자연스럽게 죽고 싶었나 보다. 나의 생명도 세상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나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나의 이혼은 내 인생에 더 이상 이성 연애는 없다는 스스로의 다짐으로 귀결된다.
나는 감성적인 사람이었다. 연기를 하기 전에는 착한 사람 콤플랙스가 있어서 나 자신을 몰랐다. 아마도 연기를 배우고 공연을 하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일들을 반복하며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연기하면서 계발이 된 것 같다.
제빵 기술자로 살면서 나의 감성은 처음에는 일관되고 지루한 일과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일정들로 자유로운 영혼의 나를 더 힘들게 했지만 시간이 흘러 기술력이 쌓이고 하루하루를 버텨낼 힘이 생기면서 나의 감성은 창조적인 제빵 기술자로 나의 무기가 된다.
매일 똑같은 죽어있던 빵들에 한 줌의 숨처럼 생명력을 준다. 같은 빵도 나만이 만드는 특성과 맛이 생긴다. '손맛'이라고 할까? 예를 들자면 수많은 김치찌개집이 있지만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맛과 깊이가 다르듯 말이다.
'연애'라는 영역은 나의 삶에서 완전히 죽었다. 나의 인생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돌아가셨다. 엄마를 가장 사랑하는 아빠와 이제 같이 산다. 아빠의 힘든 모습을 본다. 평생 사랑한다는 단어를 나는 실제로 본다. 나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자각하게 된다. "인생에 사랑이 빠지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구나."
없어진 줄 알았던 나의 날개 '사랑과 연애'를 쳐다본다. 아직도 나는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날개를 펴보려 한다. 이 사랑이라는 것은 빵집에서도 이어진다. "빵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하라."인 것 같다. 많은 비법들이나 마케팅 방법들의 핵심은 이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날개 '사랑과 연애'는 다시 시작될 것이다. 평생 사랑한다는 삶을 일생을 통해 보여주신 나의 부모님을 보며 내 일인 빵을 사랑하고 빵집에서의 하루를 사랑한다. 나의 빵집을 찾아주는 이들을 고마워하며 사랑하듯 위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