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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Sep 03. 2024

일흔한 번째 : 그 난리를 피우고 시험을 봤다

포기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았다

출처 : https://punchng.com/


의사 선생님한테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하면서 주사에 처치에 정말 별짓을 다 해가면서 시험을 본 것 같습니다.


전에 올해 5월이네요.


몸이 너무 아파서 도저히 시험을 보지 못할 상황이고, 출혈이 있어서 가벼운 수술을 받았습니다. 예전에도 같은 병으로 수술을 한번 받은 적이 있어서, 당시에 시험을 관리하는 직원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아니면 의사소견을 보여줄 수 있는 서류만 있으면 다음에 시험을 보게 해줄 수 있어요.


그래서 4번 정도 그렇게 같은 병으로 시험을 못 본 상황이 발생한 것 같아요. 차라리 이번에 왔던 메니에르병과 같은 경우에는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수단 방법을 안 가려서 억지로라도 볼 수 있는 시험이지만, 제가 올해 5월 정도에 왔던 질병은 그냥 양팔을 들지도 못하고 계속 고개도 축 늘어지는 증상이 있어서, 그건 수술을 받은 후에 통증 때문에 약을 쓰는 것이지, 필수적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회복이 된다고 의사 선생님이 시험 보겠다고 제가 말씀을 드리자마자 제가 뭐라고 말해도 볼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신 건지 정말 알아듣기 쉽게 '욕'을 하시면서 말리시더군요.


그런데 이번에 5월에는 그것도 의사 선생님의 직인이 들어간 진단서를 가져다줬는데, 갑자기 시험을 주관하는 단체에서 의사한테 친필로 진단서에 이름을 쓴 게 필요하다고 하면서 시간을 끌더니 사람을 엄청나게 괴롭히더군요.


아파 죽겠는데, 의사 선생님이 수술하시다가 또 그 부위가 찾기가 힘들어서 안 그래도 수술 후에 수술이 잘 되었나 말았나 엄청 초조해하시는데, 그냥 저도 말씀을 드렸어요.


선생님 혹시 진단서에 친필로 이름 써주실 수 있으세요?
시험 신청한 데에서 선생님한테 친필로 이름이 들어간 진단서를 받아오라고 해서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서 굉장히 화가 나셔서 저한테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시고는 그 시험을 주관하는 곳에 전화를 하시더군요. 화가 가라앉지 않으셨는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시험 응시료 날름 먹으려고 하다가, 마음대로 안되니까 너한테 화풀이하나보다.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후로 계속 저한테 비협조적이더군요.


그냥 저는 바로 또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서 다시 이 글의 내용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악몽에 1개월 정도를 시달렸어요.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10


그리고 생각했어요.

저 선생 놈이랑 다른 게 뭐지?
내가 차라리 시험을 부정행위라도 했으면 덜 억울하겠다.


오늘은 시험을 보는데 굉장히 사람을 예민하게 하더군요.


그냥 조리돌린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은데,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고, 갑자기 시험을 보다가 stop을 시켜서 아무 문제도 없는데, 시험 진행을 방해하더군요.

나는 이 시험에 정말 목숨까지 걸 정도로 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은 사람 하나 바보 만드는 게 참 쉽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 한계에 봉착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255


그냥 내가 원했던 부분들을 이루어 내기에는 나는 너무 작은 그릇이 아니었나 반성해 봅니다.


정말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서 살아본 적은 거의 없다고 자부하면서 살아왔는데, 생각보다 저를 힘들게 하는 일은 많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노력을 해야 하는 건지 일찍 포기를 하는 게 지혜로운 건지 판단을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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