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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Sep 27. 2024

아흔다섯 번째 : 기상 후 여기저기 특이한 멍이 생겼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될까?" From My Doctor

출처 : Cleveland Clinic


아침에 2시간 정도 잤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는데 그냥 의도치 않게 '윗몸일으키기'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고 나서 몸이 일으켜지지가 않고, 갑자기 등 쪽에 특정부위가 화끈거리더군요. 그러다가 갑자기 너무 아파서 미치겠더군요.


그래서 그냥 좀 누워있으면 나아지겠지 그랬는데, 부어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더 화끈거리더군요.


1시간 정도 더 지났을까?


갑자기 이제는 아예 몸을 일으키거나 돌리지를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팔은 움직일 수 있으니까 몸을 막 비벼서 휴대폰을 잡으려고 하는데, 그것도 아프더군요.


하여튼 도움을 받아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제 등을 보고 이렇게 말을 하시더군요.

누구한테 맞은 건 아닌 것 같고,
멍이 이렇게 직선으로 여러 개 생긴 건 처음 보는데?
진통제 일단 놓고, OS(Orthpedic Surgery) 선생님 부를게요.
잠깐만 기다려요.


그러고 나서 전문의 선생님이 오셨어요. 그리고 사진도 찍고 여러 가지 검사를 했는데 응급의학과 선생님하고 똑같은 이야기를 하셨어요.

이런 건 몇 번 안 봤는데?
잠깐 차트 좀 보고 올게요.


차트를 보시고 나서, 아버지 후배한테 전화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마침 또 병원에 계셨어요. 불과 며칠 전에 응급실에서 저 때문에 생난리가 난 적이 있어서 제가 다니는 병원 의사 선생님들께 좀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아버지 후배가 오시고, 정형외과 선생님도 오시고 저하고 어머니 앞에 오셔서 일단 어머니한테 인사를 하시더군요. 그러고서 저한테 말씀하셨습니다.

이건 또 왜 이래?


그래서 자고 일어나니까 이렇게 되었다고 말씀드렸고, 두 분이서 사진을 다 보시더니 저한테 아버지 후배가 말씀하시더군요.

작년에는 뼈가 조각이 나더니,
이번에는 진짜 근육이 조금씩 다 찢어졌네?
이거 엄청 아플텐데,
저 식은땀 나는 거 보니까 진통제도 안 듣는 것 같고,
일단 시술하자.
가만 놔두면 통증 때문에 안 되겠는데?

 

침대 바퀴를 풀고 제 병원 침대를 간호사분들이 밀고 어디로 가더군요. 그래서 1시간 정도 시술도 받고 주사도 맞고, 뭘 하신 지는 모르겠어요. 나중에 외래에 가서 여쭈어봐야겠다 싶었어요.


그러고 나서 진통제를 더 맞고 하는데도 잠은 안 오더군요.


의사 선생님께서 병원에서 나올 때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냥 좀 쉽게 살자.
몸을 바쳐가면서 공부를 하고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마 이 세상에 몇 명 없을 텐데,
 하긴 형님(Calm 아버지)도 형수님(Calm 어머니)도 그 몇 명 중에 한 명일테고,
자식(Calm)도 추가일세?
심각한 이야기 해봐야 겁먹을 놈도 아니고,
그냥 제발 좀 참지 마라.
TV에서 응급실 가지 말라고 하는데,
너는 응급실에 와야 하는 사람이니까 그냥 제발 와.
진짜 와야 할 사람이 안 오니까 더 위험해지잖아.
Understand?


그냥 나야 알았다고 하는 수밖에 없겠다 싶었습니다.


다다음주에 시험이 예정되어 있다고 말씀드렸고, 의사 선생님이랑 치료계획을 세우고 병원을 나왔어요. 사실 제가 이 정도인데, 건축사이신 외삼촌이 더 걱정입니다. 나이가 이제 70에 가까워지시는데, 거의 혼(魂)을 갈아가면서 해주시는데, 저는 너무 약하게 '픽' 손들어버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사실 우리 어머니의 경우에는 특별히 하시는 일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기 능력으로 지금 건물을 짓고 있는 과정인데, 우리 어머니도 가장 신경을 쓰고 있지 않겠나 싶기도 합니다. 매일 제가 '자기 거니까 신경 좀 쓰시라'라고 말씀은 드리지만, 정말 아무 생각도 없으신 분은 아니라서 신경은 쓰고 계시겠지요?


하여튼 어제 잠시 친한 누님하고 통화를 하면서 '컨디션 유지'에 주의하라는 조언을 얻었음에도, 제 딴에는 괜찮다고 하는데, 이제는 몸이나 무의식에서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노력은 해야 결과물 혹은 마중물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마중물'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제가 좋아하는 브런치 작가님이 '마중물'에 대해서 좋은 글을 하나 쓰신 게 있어서 첨부합니다.

https://brunch.co.kr/@todaynamaste/773

https://brunch.co.kr/@todaynamaste/748


멈출 수는 없고, 조절을 하면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리고 아버지 말씀이 하나 생각이 납니다.

적어도 우리 가족은 지혜로운 사람들이 되어야 하고,
지혜는 지식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다시 한번 생각해 봐도 지금이 제가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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