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내가 인내심이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래 참았다
항상 어릴 때부터 '참아야 한다'는 말을 질리도록 들으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참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죽을힘을 다해서 참고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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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담임선생이나 다른 선생들이 성적을 조작하거나, 시험을 보다가 컨닝을 한 놈들이 적발되었을 때 선생이 자기한테 불이익이 올까봐 덮기도 하고, 아예 대놓고 선생이 단순히 우리 아버지랑 사이가 안 좋다는 말을 하면서 저한테 온갖 불이익은 다 주는 것을 다 참아가면서도 항상 제가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은 이랬습니다.
지금은 여기서 살아야 하니까 참아라.
그런데 제가 정말 눌러가며 참고 나서 1년이 지났나?
그러고서 아버지 형제들과 누나하고 여동생이 우리 집의 재산을 먹겠다고 달려드는 바람에, 저는 대학을 다니면서 법정에도 가보고, 어떤 기일이 잡히면 제 지도교수님은 일단 법원을 가라고 하시면서도 걱정이 가득하셨습니다.
그렇게 법정싸움을 하면서 금전적인 손해는 하나도 보지 않았습니다. 승소를 했고, 심지어 소송비용도 거의 지급을 안 하다시피 했어요. 재판이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방이 주장하는 게 사실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증거들만 쏟아져 나왔거든요.
살면서 그런 생각은 했었습니다.
집단 괴롭힘-
소송-
지도교수도 아닌 젊은 교수와의 다툼-
중병의 발병-......
끝이 없네?
사람들이 다 이 정도는 겪고 사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에는 선생이나 거기에서 공부 좀 한다는 자식들이 저를 괴롭혀도, 설마 학생 놈들은 거짓말을 해도 선생이 거짓말을 할까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제가 대학에 가고 나서 선생이 저한테 했던 막말들이 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소송을 하면서는 가족과 다 등을 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송을 시작했던 아버지의 혈족과는 지금도 연락을 안 하고 있고, 얼마 전에 알게 된 건데, 돌연사/사고사/자살 등 사망원인이 다양하더군요. 지금 현재 아버지의 혈족들은 아버지 대(代)와 더불어 자식 대(代)까지 거의 몰살을 당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아요.
어머니 혈족들도 처음에는 협조적이었지만, 재판이 커지고, 점점 길어지다 보니 자기 자식들이 결혼을 못한다고 우리 가족에게 소송을 포기하라고 하시더군요.
그 후부터 우리 가족 구성원 모두가 그냥 이렇게 취급되었던 것 같아요.
화근덩어리
최근에 저는 안정이 되지 않았지만, 집이 조금 안정이 되면서, 건물 신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건축사 외삼촌과 많은 대화를 합니다. 그러면 외삼촌은 저에게 항상 말씀을 하세요.
생각이 있으면 다 말을 해.
왜 말을 안 해?
건축사 외삼촌의 경우 우리가 소송을 할 당시에 그냥 한마디도 안 하시고 지켜봐 주셨던 분이세요. 자신이 우리 가족에게 별 말을 안 했었고, 그냥 버텨보라고 그리고 도와주겠다고 하시면서 우리 가족과 같이 상황을 버텨내신 분이신데요.
자기가 남을 괴롭히지 않다 보니 왜 제가 위축이 되어있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이모네 하는 말에 민감한지를 잘 모르세요.
그래서 그냥 이번에 뵈었을 때 말씀을 드렸어요.
외삼촌만 지금 우리 가족을 있는 그대로 봐주시는 거지,
솔직히 우리 가족은 그냥 처치 곤란한 쓰레기 취급이나 받으면서 살아요.
다른 외삼촌들은 그냥 말씀이 워낙 없으시고,
저한테는 외사촌 누나들이라고 해야 하는데,
저한테 말을 시켜서 말을 하면 했다고 싹수없다고 하고,
말을 또 안 하면 안 한다고 싹수없다고 하고,
무슨 의견을 제시하면 저 돌대가리가 뭘 알겠냐고 하고......
이게 한두 번이면 괜찮은데,
평생을 이러니 그냥 말도 하기 싫고 진짜 별 생각이 없어요.
외삼촌이 많이 놀라시기도 했고, 저한테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군요.
야, 말을 하지.
내 동생이지만 Calm(가명)이 엄마도 문제고,
Calm(가명)이 아버지도 문제고,
너도 부모가 말을 안 하니까 그게 당연한가 보다 하면서 살아온 거지?
나도 일하고 자식 키우고, 지금 숙모 아픈 거 알지?
그거 때문에 힘들어서 Calm(가명)이네 신경을 못썼네?
앞으로 말을 해.
그리고 저 미친 것들은 왜 너네 가족한테 그러는 거냐?
사실 저도 이유는 몰라요.
이런 패턴이 있더군요.
우리 가족은 무엇을 하면 안 되고,
약간 자신들의 보험 아니면 spare tire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러면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도 없고, 우리 가족은 그냥 자기들한테 종속된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게 정말 속된 말로 무슨 '개소리'인지 이해도 안 되고, 많이 화가 나더군요.
요즘 하루에 많으면 전화를 30통 이상 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데, 말을 차근차근하면 만만한 줄 알고, 말을 막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목소리를 높였다고 일이 잘 되는 것도 아니고, 할 말만 하는 편이라 그냥 내용만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지, 왜 자꾸 감정을 실어서 위에서 내려다보듯 하는 선민의식에 절여져서들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라지만, 이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고, 그냥 hierarchy(계급, 계층)을 나누어 살려고 하는 듯하는 의지로 밖에는 보이지 않아요.
이제는 저도 나이가 들었고, 조금씩 표현을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나 싶어서 그냥 글이 하소연으로 바뀌어버렸는데, 조금 변화를 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솔직히 꼬장꼬장하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 벽창호라는 소리도 많이 듣는 사람인데, 어차피 우리 가족을 아주 좁게 보면 구성원 수가 많지 않고 하니 그냥 정말 꼬장꼬장의 끝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