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동안에는,
엄마의 지인이 당첨된 시민농장 텃밭에서 잎채소를 함께 돌보며 매주 야금야금 뽑아다 먹었다.
한 주만 지나도 무럭무럭 자라난 초록의 이파리들은 계속해서 자신을 잃지만 아랑곳하지 않는가 보다.
밑동을 드러내고도 변덕스런 봄날의 낮과 밤을 지내오는 동안에 새순과 새잎을 또 돋아낸다.
여름까지.
상추는 홀랑 뜯어먹혀도 금세 다시 푸릇해졌다. 주에 한 번 물 주는 게 전부인데.
땅속에 내린 작은 발로 숨을 쉬는 상추는 무엇 하나 잃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여름까지.
벌써 치커리는 내 무릎만큼 길고 억센 순이 자라났다. 엄마가 그건 더 이상 먹지 못한다고 했다. 우리는 그것을 뽑아버리고, 이번에는 그곳에 여름부터 자라날 식물의 씨앗을 심고, 물을 준 다음에 뽑아버린 억센 줄기의 치커리로 묻은 씨앗을 덮었다. 타지 말라고. 이불을 덮듯이.
그러나 너무 짙은 여름이 와서,
씨앗들이 모조리 타버렸다. 냉장고에는 아직도 마지막으로 뜯어온 상추가 켜켜이 보관되어 있다. 시들시들해져도 물에 담가두면 쌩쌩해진다.
내게 뜯어 먹힐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