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브랜드가 살아남는가 - 트레바리 독후감
신선한 재료는 요리의 기본이다. 산지에서 공수해 온 싱싱한 재료들이라면 본연의 맛만으로도 사람들의 혀를 즐겁게 한다. 기획도 마찬가지다. 사용자들의 뇌에서, 사회화 필터를 거쳐, 리서쳐들의 손질 끝에 기획자에 다다른 자료들은 기본적으로 냉동 상태로 바다를 건너 온 식재료이다. 오늘 길에 듬성듬성 녹았다가 다시 얼기도 하며, 파릇파릇한 잔향들이 모두 죽어 무척 단순해진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맛,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자료들로는 사람들에게 재인식의 기회를 주지 못한다. 원산지의 흙내음과 푸릇한 생기를 머금어 맛의 앞뒤로 개성이 있는 재료를 쓴다면 같은 조리법을 거친 요리도 기본과는 다른 맛이 난다. 이런 요리야말로 재료에 대한 생각까지도 재고시키는 사용자들의 굳은 머리를 후려치는 기획이라 할 수 있다.
기획자의 습관은 기본에 집중한다. 어떻게 하면 꼼수없이 사용자들의 뇌에 번뜩 든 인상들을 채취하는지 알려준다. 물건을 내세운 뒤에는 그들 사이 스며들어야한다. 그리고 어떤 가공도 거치지 않은 선홍빛 반응들을 채취해내야한다, 사냥꾼의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