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이야기 41
문(門)의 강
저 강은
늘 닭이 훼치는 시간에 맞춰
문을 열어 주었다
철대문같던 어둠을 밀치고
부초의 움직임이 시작되면
불면의 짐을 가득 실은 짐배들이
하류에서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직 잠을 이루지 못한 간밤이
여전히 육중한 어둠이었다가
마지 못해 눈꺼풀의 빗장을 풀며
'나는 어둔 밤이 싫어'
불면이어도 어둠을 즐기던
가등(假燈)불 하나 둘 사라져 가며
수면의 시간 안으로 돌아가는 시간,
다시 강에는 하루의 門이
열리고
미명과 함께
강을 따라 오른 짐배들을 떠나보내며
겨우 의식의 문을 열어
세상으로 난 길로 접어들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