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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강

- 강 이야기 46

by 명재신

산의 강


산으로 가네


뜬구름이나 잡고 살다가

별수 있으랴 싶어 따라나선 길에서

안 보이던 산들이 첩태산으로 보이고


처음엔 하나인가 싶더니

수십, 수백으로 물 속에 떠 있는 저 봉우리들

물 위로 떠다니는 저 산들


하여,

어느 산으로 입산을 하랴 어느 봉우리를 오르면

내 모든 갈증들, 갈등들, 갈망의 허울들 벗어두고

이제 그만 하산을 할 수 있으랴 싶어


강으로 가네


그리움처럼, 쓸쓸함처럼 어쩔 때는 고단함까지

내 마음에 가득한 적막감까지

강 위에 떠가는 저 뭉게구름이라도 당겨

한 세상 떠나 보낼 수 있으랴


희미하게든, 또렷하게든 내 사는 모습들

들여다 볼 수 있으랴 싶어


바다로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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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