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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수 Apr 13. 2021

실패의 기록을 쌓아가는 중입니다

의식의 흐름으로 기록하는 나의 실패담

안녕하세요. 리나입니다. 한동안 안 보였죠? 갑자기 할 일이 늘어났어요. 에이전시 샘플테스트에서 떨어진 후 번역스터디를 신청했거든요. 칼럼 요약도 하고 번역도 하고...후기는 6주 뒤에 브런치에 올릴게요. 또 봉사 차원에서 영어 기사도 써야하지, 소설도 준비해요. 줄거리는 써 놨는데 자료 조사를 해야 해서...퇴사하면 시간 많아지겠지 하고 기대했는데 할 일만 많아졌어요 ㅎㅎ




그래도 행복했어요. 할 일이 많아도 모두 제가 선택한 일이었으니까요. 소설도, 번역도, 브런치도 모두 제가 원해서 한 일이었어요. 그러나 에이전시에서 탈락하고 기획서도 줄줄이 퇴짜를 맞으니 의욕이 사라졌어요.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어요. 다른 일은 멀쩡히 했는데 왜 브런치만 보면 의욕이 팍팍 떨어지는 걸까요?

'[번역활동 1년째] 호기롭게 시작한 번역가의 꿈' 편에서 이렇게 말했었죠. '제 2의 유발 하라리'를 발굴하기 위해 번역가를 꿈꾸었고, '행운의 여신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편에서 학벌도 스펙도 변변찮은 제가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 그 때까지 실패한 기록을 쌓기 위해 브런치를 시작했다고요. 그런데 마음속으로는 '출간하고 싶다', '제안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나봐요. 브런치를 시작한지 두 달이 넘었는데 아직 제의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왜 출판사에서는 내 기획서에 퇴짜를 놓냐고 투정부리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러면, 왜 갑자기 제안을 바라게 되었을까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라는 말이 있어요. 네, 제가 욕심이 많아져서 그래요.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는 작가님들이 공감해주실 때마다 설레였어요. 라이킷 하나하나, 구독자 한분한분 늘어날 때마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고요. 댓글 달아주시는 것보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하지만 기획서와 샘플 테스트에서 떨어지다보니 다른 데에서 위로 수단을 찾기 시작했고, 그게 바로 '브런치 상에서의 제안'이었던 거죠. 이게 문제였던 겁니다. 제 기쁨의 원천을 외부에서 찾으려 했던 것이 문제였어요.


그리고 제 의욕을 떨어뜨린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자학'이었죠. 현직 번역가이신 글맛 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내가 뭘 잘 알고 잘 하는지, 남들은 못 쓰는데 나는 쓸 수 있는게 뭔지' 생각해보라고요. (출처: https://brunch.co.kr/@glmat/263)


브런치에서 제안을 받았거나 상을 타신 분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었어요. 바로 '전문직'이거나 '이력이 특이하다'는 거였죠. 저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고, 인생사도 순탄했어요. 그래서 글맛 님처럼 '번역가'로 데뷔하기 위해 매번 기획서를 썼는데 쓰는 족족 퇴짜를 맞으니 브런치에서 글 쓰는 데 필요한 의욕이 사라질 수밖에요(희한한 건 정작 번역은 잘 한다는 겁니다...) 번역가 데뷔하려면 유학까지 다녀와야 하나? 라고 생각하고, 카페에 글을 올리기도 했어요. 다들 두 손 들고 반대하더군요. 여기서도 문제가 있었어요. 제 이력을 '외부'에서 찾으려 했던 거죠.


다시 순수한 마음으로, 단순히 글쓰는 것을 즐기기 위해 '내가 뭘 잘 알고 잘 하는지, 남들은 못 쓰는데 나는 쓸 수 있는게 뭔지' 내부에서 찾기로 결심했어요. (그나저나 소설이 문제네요. 빨리 자료조사 하고 수정해야 하는데...)


'제가 좋아하면서 잘 하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교집합이어야 해요. 합집합이면 안 됩니다). 그래서 새로운 매거진을 창설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새로운 매거진의 이름과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새로 창설할 매거진

1. 역사가 버린 2인자

:참모나 킹메이커, 또는 그에 버금가는 권신이었으나, 나중에 토사구팽을 당하거나 비참한 결말을 맞이이유를 찾아본다. 역사에서 안 좋게 기록되거나 잊혀진 사람들을 재조명한다. [동양:한국, 중국]과 [서양:유럽]을 진행할 예정.


2. 왕을 지킨 여인들(가제)

: 왕(혹은 왕족)을 내조하거나 보필한 여인들을 조명한다. [동양:한국, 중국]과 [서양:유럽]을 진행할 예정.


3. 여왕을 지킨 남자들(가제)

: 여왕(혹은 왕비나 공주)을 내조하거나 보필한 남성들을 조명한다. [동양:한국, 중국]과 [서양:유럽]을 진행할 예정.



계속 진행할 매거진

1. 번역의 세계로 발을 디디다(브런치 북: 옮기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 계속 작품 기획에 도전하면서, <출판번역 맛보기> 스터디에서 공부한 내용과 소감을 다루고 틈틈히 번역가 지망생으로서의 일상 내용을 집필할 예정입니다.


2.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 역사의 세계(브런치 북: 대중매체로 보는 역사의 세계(가제))

: 사극에서 어떤 역사적 소재를 다루는지, 만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다른지 짚고 넘어가고, 앞으로 기대하는 향방이 무엇인지 집필할 예정입니다.




글은 앞으로 최소 일주일에 한 편, 수요일 저녁~목요일 아침에 올릴 예정입니다. 마감 시간을 정해 놓으면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길 것 같아서요. 그 외에 불규칙적으로 한 편 정도 더 올릴 수도 있지만, 일단 일주일에 한 편으로 정해놓겠습니다.


'넓고도 깊은 독서의 세계'는 11편으로 끝납니다. 대신, 앞으로 다룰 다섯 개의 매거진에서 틈틈이 좋은 작품을 소개해드릴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이렇게 제 실패담이 계속 쌓여갑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공감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작가님들, 158명의 구독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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