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끝없는 검사와 기다림의 레이스

by 뿌로

20대의 내가 생각하던 난임병원의 이미지는 무엇이었는가. 임신을 빨리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기본검사부터 사이클 맞추는 것까지 하면 기본적으로 준비과정에만 3달은 족히 소요된다는 것이었다. 임신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3달은 정말 기나긴 시간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무턱대고 시작한다면 그것 또한 문제인 것을,,

무튼 난임병원에 무사 입성한 우리 부부는 기본적으로 임신이 가능한 몸인가를 확인하는 검사를 했다.

여자는 난소나이부터 여러 호르몬적인 수치들과 나팔관 조영술을 시행했고, 신랑은 정자검사와 마찬가지로 피검사를 통해서 임신에 필요한 항목들을 검사했다. 그렇게 둘 다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는 인공수정인가 시험관인가 하는 두 번째 선택의 기로에 섰다.

사실 마음은 시험관을 빨리해서 아기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는 우리 두 사람이었기에 병원에서는 인공수정을 권했다. "그래 전문가의 말을 듣자."우리의 선택이었고, 그렇게 우리는 첫 번째 인공수정을 하게 되었다.

인공수정은 간단하게 배란일에 정액을 주입해 줌으로써 수정착상을 유도하는 것인데 사실 인공수정은 자연임신과 크게 확률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서 인가.. 시작도 전에 안될 거 같은 강한 느낌을 계속해서 받았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것. 좋은 생각을 하며 인공주기 사이클을 시작했다. 시작한 인공수정은 생각보다 주사도 많았고 피검사도 많았다. "아 이럴 거면 그냥 시험관해서 확률을 높일걸.."병원을 오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었다. 사람은 또 어찌나 많은지. 무한 기다림과 초조함 속에서 어쩌면 나도 이번엔 엄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그렇게 인공수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행복한 상상이 무색하게 기우가 현실이 되었다. 다시 보는 냉정한 한 줄, 나는 그렇게 다시 한번 무너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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