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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loses sight in the tunnel

일요일의 고속도로와 부서진 우산

8월의 어느 비오는 일요일의 고속도로에,

허공에, 연회색 안개가 떠돌고 있었다.

폭우는 내리지 않았다.


그 안개는,

단지 공기의 질감일 뿐이었다.


창문에 빗방울이 맺혔다가,

느리게 번져나갔다.

와이퍼가 창을 긁는 소리와 교차하는

잠깐의 선명함은 나타났다 지워졌다.

pexels-ryan-fox-647067-1452170.jpg raindrops on car window, lights blurred

H의 차 뒷좌석,

부러진 우산 하나가 갑자기 굴러갔다.

그 우산은 H의 것이 아니었다.

그 우산은 운전석으로 굴러왔고,

H는 우산을 발로 치우지 못했다.

pexels-vahapdmr-15330924.jpg The abstract concept of a mental collapse into a tangible reality

터널 앞,

입구는 검은 틈처럼 입을 벌리고 있었다.


라이트가 벽에 닿았고, 공기는 더 어두워졌다.

그 순간,

H는 앞이 보이지 않았다.


pexels-lukas-rychvalsky-1600909.jpg 계기판의 붉은 불빛만이 남아 있었다

계기판의 불빛마저 희미해졌다.

앞차의 미등도 사라졌다.

타이어는 여전히 노면을 스쳤지만,

H는 브레이크 위에 발을 얹을 수 없었다.


손끝은 일그러진 비상등을 향하고 있었다.

라디오에서는 60Hz의 잡음이 주파수를 가로질러 남았다.

음악은 흐르지 않았고 이명만이 멈춰 있었다.


그날 이후, H는 터널을 지나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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