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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이야기
13화
'니가 왜 거기서 나와?(동창생)" 2
불량 청소년, 가정폭력
by
써니짱
Sep 30. 2022
아침 출근 시간에 고물상에 가니 마당에는 고철과 쇠뭉치, 박스들이 쌓여있었고 사무실 옆 조그마한 방으로 들어가니 3명이서 잠을 쪼그려 자고 있었다.
잠을 자는 정기주(가명 : 당시 17세), 성창민(가명 : 당시 17세), 마태복(가명 : 당시 16세)을 깨우자마자 각각 분리를 하며 입고 있던 옷을 수색했다.
일정한 직업도 없는 청소년들의 옷에서 돈이 제법 많이 나와 설마 했던 우리들을 놀라게 해서 경찰서 형사계로 데려갔다.
북적거리는 형사계에서 분리시켜 놓은 뒤, 그동안의 행적 및 소지하고 있던 돈의 출처에 대하여 추궁을 했다.
각자 진술이 틀리기 마련이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수사를 하여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
근래 동네에서 발생한 퍽치기는 이들의 행동이었고 3명 외 2명이 더 있었는데 그들은 각자 집에 들어갔다고 했다.
늦은 밤 주택가를 비틀 거리며 가는 사람은 이들의 범행대상이었고 대항을 하는 피해자가 있으면 그냥 도주를 했다고 한다.
하루는 역시 취객을 뒤따라 가다가 벽돌을 머리를 향해 던졌는데 머리 같은 검은 것이 옆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목이 떨어져 버린 줄 알고 기겁을 하고 도망을 쳤다고 했다.
이 사건을 정식 보고는 하지 않았지만 우리가 알고는 있었던 일이었다.
가발을 쓰고 가던 사람이 벽돌을 던질 때 빗맞아서 가발이 벗겨진 일었지만 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아 보고를 안 했었다.
이러한 것까지 진술을 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자백에 진정성이 있어 보였다.
그렇게 10여 건 되는 강도 상해사건의 피의자로 전원 구속을 시키고 나니 동네는 조용해졌다.
◆ 친구 덕 좀 보자 ◆
사건이 해결되고 나서 당직사건을 처리하고 있는데 ‘삐삐’가 울렸다.
전화를 해보니 여관에서 나에게 혼쭐(?) 났던 그 오정석이었다.
이 친구가 자기 사무실이 평리동에 있는데 놀러 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가 싶어 갔다.
사무실은 조금 한적한 곳의 2층이었고 7-8평 되는 곳에 소파가 있는 응접세트와 책상, 의자가 있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니 평리동, 내당동 건달들이 몇 명 앉아 있더니 벌떡 일어나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형님! 여기 웬일이십니까?”
“어! 너거들이 여기 웬일이가? 여기 사장이 내 친구라서 차 한잔 하러 왔다”
“오 사장이 형님 친구입니까?”
“그래, 중학교 동창이지”
“아! 예 알겠습니다.”
그러니 옆에 있던 친구가
“김 형사! 여기 앉아라, 어떤 것 먹을래?”
하며 구석 탁자 위에 있는 1회용 믹스커피와 녹차를 권하기에 커피를 달라하면서 소파에 앉자 사무실에 있는 건달들이
“형님! 그럼 이야기하다가 가세요”하고는 사무실을 나갔다.
“너는 여기서 어떤 것 하나? 동네 건달들은 여기 뭐하러 오고?”
“나는 여기서 그냥 조그마한 것 하면서 먹고살고 있어.. 동네 건달들은 놀러오지 뭐 ..”
“뭔데 너 나쁜 것 하는거 아이가?”
“야! 남들 피해 안 주고 먹고살면 되지.. 알라고 하지 마라”
“허 참 그 자슥..”
차를 한잔 먹고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나왔다.
친구 놈이 그곳에서 무엇을 하는지 여러 모로 알아보니 유흥업소 카드 깡을 해주고 그 수수료를 먹는데 벌이가 쾌 괜찮았던 모양이었다.
유흥업소는 카드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많게 되면 세금을 많이 내게 되니 카드깡을 하는 업소와 반반씩 이익을 나누는 방법이었다.
비록 불법이지만 세금 관련해서는 문외한이라 그냥 모른 체 했다.
돈이 되니 건달들이 붙어 있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친구 놈이 나를 부른 것은 건달들에게 나를 소개함으로써 건달들의 지배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 같았다.
실제 2살 어린 건달들하고 친구같이 지내고 있었는데 그 뒤부터는 선배로 대우를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그렇게 돈을 조금 모은 친구는 신설된 공당 주변에 유흥주점을 시작하여 꾀나 부를 축척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기정 폭력 ◆
업이 다른 직을 하며 살다 보니 자주 접할 시간이 없었다.
그사이 나는 승진을 하여 성서경찰서 형사 팀장으로 근무를 할 때였다.
당직 근무를 하는데 파출소에서 가정 폭력이라며 사건을 가지고 들어와서 서류 인계 결재를 받으려고 사무실로 왔다.
보고서를 보니 피의자 인적사항에 오정석의 이름이 보였다.
“피의자는 어디 있나요?”
“형사 데스크에 있습니다.”
가보자며 데스크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유흥주점을 하고 있다는 오정석이 있고 그 옆에는 처가 있었는데 처는 학교 다닐 때부터 알고 있던 동기생으로
중학교 입시에 수석 입학 하였던 안명자(가명)였다.
별로 가까이 하지는 않았지만 집안 식구들이 전부 천재로 유명했고,수석입학 했던터라 인기가 있었다.
“야! 오정석 이게 무슨 일이고?”
“아이씨
~
쪽팔리게 되었다. 미안하다”
“나한테 미안할게 아니고.. 마누라를 누가.. 명자 씨 괜찮아요?”
“예 괜찮습니다.”
“어디 다친 곳은 없나요?”며 얼굴을 숙이고 있는 처를 보니 눈 부위가 퍼렇게 되어 있었다.
“야! 오정석이 이 자슥! 너 안 되겠다. 오늘은 여기서 자라. 명자 씨는 집에 갔다가 내일 아침에 오이소”
“같이 가면 안 됩니까?”
“오늘은 안 됩니다. 먼저 들어 가이소”
“같이 가게 해 주이소”
“안 됩니다”
“어이 00야 내 마누라한테 내가 그랬는데 한번 봐주라”
“마누라는 자네 마누라지만 요사이는 법이 바뀌어 마누라를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몰랐나?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너는 일단 내일 조사받고 나가라”
서류가 발생, 검거 보고서부터 전산 처리됨으로 친구라고 해서 사건을 없앨 수가 없었고 또, 연속 범죄가 될 수 있어 꼭 처리를 해야 했다
. 구속 사안이 아니라고 같이 내보내면 또다시 폭력을 행사할 수 있어 일단은 둘이 분리를 해야 했다.
친구지만 형사 데스크에서 밤을 지내고 퇴근 전에 처를 오라고 하여 조사를 했다.
일주일 뒤에 교사를 하고 있는 딸아이 결혼식이 있는데 처
가 집을 나가 며칠째 들어오지 않아 찾아 나섰더니 동네 찜질방에 있었다고 했다.
집으로 데려와 결혼식을 두고 집을 나가면 어떻게 하나며 고함을 치다가 성질이 나서 주먹으로 얼굴을 몇 대 때렸는데 얼굴 부위에 맞았던 것이었다.
처
가 집을 나간 이유는 오정석이 하는 유흥주점을 동생인 오정수가 부장으로 일을 봤는데 딸 결혼 날자가 다가와 혼수품을 준비 하기 위하여 주점 장부를 확인했다.
장부에는 돈이 제법 있는데 동생이 매출에 손을 보면서 계산이 틀려 오정석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동생이라며 감싸고
돌고 자기 말을 믿어 주지 않아 집을 나갔었다고 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처의 말보다 동생 말을 들었다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며칠 뒤,
딸 결혼식이 있어 축하를 하러 가니 평소 알고 있던 건달들도 보였고 동창들도 몇
명 보였다.
접수처에서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처를 보니 자꾸 한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지만 다른 하객들은 모르고 있었다.
워낙 화장을 진하게 하고 있어서 눈 부위의 구타 흔적 즉, 멍은 조금 가려져 있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은 처가 왜 고개를 숙이고 계속 한쪽으로만 접대하는 이유를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떨어진 곳에서 보며 웃음을 겨우 참았다.
손자, 손녀를 본 지금은 부부가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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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아들 금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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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왜 거기서 나와?(동창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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