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을 찾아 뮤지엄 산에 갔다.
곳곳에 배치한 모서리를 봤다.
서슬 퍼런 삶의 모서리에 베어 마음 속 피를 흔건히 흘리곤 했다.
지나면 다 추억이고, 배움이며, 전화위복이고, 삶의 기반이라더니
돌아보면 그런 아픔들 안 겪는 게 최고더라.
재수도, 취업 낙방도, 좌천도, 병마도.
'아프니까 인생'이 아니라
그저 안 아프면 좋겠더라.
일확천금 바라던 때 있었지만,
그저 작은 평안과 행복, 매일 오길 바란다.
모서리를 응시하다 바다 같은 하늘을 봤다.
깊은 물속에서 아주 느리게 방향을 트는 고래처럼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리지만
너무도 느려 방향을 틀고 있는 것조차 느껴지지 않지만
드디어 앞으로 나아가면 무엇도 가로 막을 수 없는
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