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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brother와 디지털 거버넌스

코로나-19 팬더믹 이후의 참여민주주의

뉴 노멀(New normal)과 AI빅브라더     


불확실성의 대처는 현 상황은 새로운 정상(new normal)으로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코로나-19 팬더믹은 경제, 정치,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암울한 영향을 미쳤다. 인류사에 상처로 남을 이 재난은 우리에게 미래는 불확실하고 매일 이 불확실한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다.     


팬더믹 현실은 전 세계에서 시민들의 생활을 일상생활을 규제했다. 국가마다 시민들의 이동을 극단적으로 막았고 국경을 폐쇄하고 이동의 자유를 제한했다. 영국 의회는 2020년 3월 25일 시민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는 <코로나19 비상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의 방역 시스템이 전 세계의 칭송을 받았지만, 위치추적 및 동선 공개 등은 사생활 침해 논란을 낳았다.

     


AI빅브라더도 등장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에는 얼굴 인식 카메라 17만 8000개가 설치돼 자가격리자를 추적했다. 중국의 통제와 감시는 악명이 높아서 언급할 필요도 없다. 국가 통계조차 신뢰할 수 없는 나라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의회 승인이나 법원 영장 없이 정보를 수집했다. 필리핀 의회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前대통령에게 비상 조치권을 허가했는데, 사실상 독재 정권의 계엄령과 비슷했다. 빅브라더의 감시가 뉴-노멀이 되었다. 팬더믹이 잠잠해지고 있지만, 이 새로운 빅브라더들은 과연 통제와 감시의 권한을 내놓을까?


*빅브라더(Big brother) :  빅브라더는 정보의 독점을 통해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 또는 그러한 사회 체계를 일컫는 말이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디스토피아(dystopia) 소설 『1984』에서 처음 등장했다. 소설에는 마이크로폰과 헬리콥터, 텔레스크린 등의 첨단 기술을 이용해 개인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독재자 빅브라더가 등장한다.  


빅브라더에 대항하는 디지털 거버넌스 필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몰고 온 재난은 기존의 마을민주주의와 주민참여 거버넌스의 근본적 재고를 요구했다. 특히, 닫힌 실내 공간에 주민들을 모아서 진행하던 도시재생대학, 주민아카데미 같은 대면(對面) 방식의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온라인 방식의 비대면(非對面) 원격 프로그램으로 전환시켰다.


2022년 12월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특별한 재난에서 일상적인 감기 수준의 바이러스로 변화하는 시점이 되었지만 지난 2020년~2022년 3년간의 기억은 인류에게 각별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더믹이 아니었어도 기술의 발달로 인한 원격 대면으로의 전환은 불가피했다. 이미 의료분야는 의료진과 환자 간 직접 접촉이 없는 원격진료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준비 중이다. 원격 서비스는 단순한 임시 처방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로 정착할 것 같다.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사람들은 그 시간을 더 의미 있게 보내려 할 것이다.  


지역의 변화를 위한 주민참여도 디지털 거버넌스를 준비해야 한다. 특정 장소에 모여 진행하는 주민참여 행사 같은 오프라인 거버넌스는 여전히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더믹을 경험한 인류는 수십 명 또는 수백 명씩 모이는 대면접촉형 행사를 회피할 것이다.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시민들은 스스로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있다. 특정 장소에 모여 진행했던 주민참여의 효과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은 이미 변했다.     


코로나-19 재난은 디지털 거버넌스를 촉진하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전자투표 등을 도입해 주민들의 효과적인 주민참여와 의견수렴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는 여러 차원에서 제기된 것인데,


1. 마을공동체 및 도시재생 등의 주민참여 사업에서 조직되는 주민협의체 등의 주민조직에 일부 주민들만의 참여로 발생하는 과대표성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제기되었다.

2. 일부 주민들만 참여하여 반영된 의견수렴으로는 시민들의 정확한 욕구 파악 어려웠고, 이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안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말만 무성했지 이를 실현할 사회적 동인이 부족했다. 문제제기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더 광범위한 시민들의 참여와 의견을 수렴해야 할 행정(공공)의 의지가 부족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는데,     

1. 코로나-19 팬더믹이 촉발한 원격 사회로의 이행은 새로운 주민참여 거버넌스의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2. 새로운 빅브라더의 등장은 인류가 구축한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었다. 이에 인류는 마을단위-도시단위-국가단위의 새로운 참여민주주의 플랫폼을 구축해 빅브라더의 위협에 대항해야 한다.     


디지털 거버넌스로의 전환의 배경에는 그린-스마트시티 같은 사람-장소-기술-환경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의 출현에 맞물려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마트 거버넌스이다. 바르셀로나의 스마트 거버넌스 기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방식과 전자투표를 통한 좀 더 직접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디지털 거버넌스를 도시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스마트 시티 거버넌스 모델


디지털 거버넌스 플랫폼을 구축하면 주민의견 수렴에 들어가는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주민의견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전통시장 상인들이 디지털 거버넌스에 참여하여 전통시장 일대의 주차와 매출의 인과관계를 파악하여 주차문제 해결과 상권활성화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면 주민참여와 상권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있다.

 

시민들의 실생활에 밀접한 이익을 주는 디지털 거버넌스에 의한 주민참여 마을민주주의의 실천은 빅브라더의 감시와 통제에 대한 방어막이 될 것이다.     


世異則事異 事異則備變 (세이즉사이 사이즉비변)

세상이 바뀌면 일도 바뀌고, 일이 바뀌면 방법도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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