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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혁신 공동행동' 제안문

혁신가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시작하고, 시도하라, 다시 또 시도하라.

도전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지난 10년 대한민국은 혁신의 선진국이었습니다. 세계 최대, 최고의 혁신파크인 서울혁신파크가 있었고, 수많은 혁신 정책과 사업들이 지역마다 경쟁하듯 도입되었습니다.

2022년 대통령이 바뀌고, 지방정부 단체장이 바뀌었습니다. 눈 떠보니 선진국이 아니라, 혁신 후진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역혁신가 여러분,

우리들의 삶과 터에서 혁신 정책과 사업들이 후퇴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지방정부들도 너, 나 없이 지역혁신 관련 정책과 사업들을 폐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우리 지역혁신가들의 열정과 노력이 물거품처럼 흩어지며, 부정당하는 거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역사는 진보와 반동의 격렬한 투쟁으로 만들어지는 생명체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지역혁신의 후퇴는 퇴행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사나운 바람도 아침 한나절을 넘지 못하고, 마구 쏟아지는 소나기도 하루 종일 내리지 못합니다.


우리는 사나운 바람과 쏟아지는 소나기 같은 역사적 퇴행을 물끄러미 지켜만 보고 있지 않으려고 합니다. 전국 지역혁신가들과 함께 혁신의 길을 다시 걸으려고 합니다.


1. 지역의 변화에서 배우고 얻은 깨달음!


지난 10년, 대한민국은 ‘지역’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혁신가들이 이 변화의 중심에 서서 씨앗을 뿌리기도 했지만, 지역혁신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우선, 지역과 ​마을이 혁신이 도입되고 시도되는 본질적 역할을 하는 장소이자 공동체의 터전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역에서 주민이 협력하고 연결되면 가장 큰 힘이 되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인공이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 지역에 일하는 혁신가들이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자 일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민과 혁신가, 행정이 협력하는 거버넌스를 잘 만들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셋째, 경제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궁금했었는데, 사회적경제가 바로 지역과 서민을 위한 경제임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청년이 지역에 살아야, 그 지역이 산다’라는 경험을 배우게 된 희망을 찾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렇듯 지역혁신 정책과 다양한 활동들은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공유해야 할 가치임을 재확인하였습니다.


​2. 지역혁신 정책이 모두 후퇴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이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뽑힌 지방정부는 지역혁신 정책과 사업들을 적폐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시민의 참여와 활동을 막고 있습니다. 지역혁신 정책을 뒷받침한 조례를 폐지하였습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도시재생지원센터 등 지원조직을 폐쇄하며 지역혁신에 열정과 청춘을 바친 혁신가들을 거리로 내몰았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배제와 탄압은 지역혁신가를 나락에 떨어뜨려 고사(枯死)시키려는 겁니다.


3. 그러나 우리의 10년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지역혁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틀렸다고 주장하는 자(者)들이 우리를 실패한 적폐로 몰더라도 굴하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틀린 것은 바로 우리를 실패한 집단이라고 매도하는 그들입니다. 중앙정부가 외면하고 지방정부가 무관심하더라도 지난 10년 동안 성장한 주민들과 숙련된 혁신가들이 나선다면 새로운 지역혁신의 시간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자립의 능력을 키우고 자치의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협력과 연대로 더욱 탄탄한 지역을 다져가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쉽지 않은 고난의 가시밭길입니다. 하지만 동토에 꽃을 피우듯, 지역혁신의 빛나는 미래를 열어갈 토대가 될 것입니다.


4. ‘지역혁신 공동행동’은 지역혁신에 대한 위협에 맞서 우리의 가치와 실천을 지키고자 합니다!


우리가 함께 꿈꾸는 일은,

하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새로운 지역혁신의 주체들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험난한 현실을 이겨내고 지역에서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지역혁신가들의 울타리가 될 것입니다.


둘, 지금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지역혁신 정책의 반동적 흐름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혁신사업 관련 조례들의 폐지와 사업들이 후퇴하는 사례를 모아서 반혁신적 정책을 하는 정부와 지방정부의 후진성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함께 혁신진영을 짜는 일입니다.


셋, 전국에 있는 혁신가들이 힘을 모으고 세력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정치권을 비판해도 지역혁신의 좌절과 역사적 퇴행을 보상받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힘과 세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힘과 세력을 모아 제 정당과 정치권을 견인하여 지역혁신의 길을 걷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5. 지역혁신의 여정에 혁신가들의 동행을 요청합니다.


준비된 혁신가들의 연대와 협력만이 암흑 같은 현실을 종식하고 미래를 열 수 있습니다. 지방분권과 자치, 지속가능 발전, 마을공동체, 도시재생, 주민자치, 사회적경제, 사회주택, 주거와 복지 등 지역혁신의 제 분야에서 혁신의 한 줄기를 담당해왔던 혁신가들과 ‘지역혁신 공동행동’이라는 배를 타고 지역혁신의 여정을 함께 가고자 합니다. ‘지역혁신 공동행동’은 작은 능력이지만, 전국 곳곳에 계신 혁신가들이 손을 잡아준다면 우리는 힘차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 우리와 같은 꿈을 꾸는 올곧은 분들께서 동행의 요청에 마음을 내어 함께 손을 잡으면 좋겠습니다.


지역혁신이 우리의 삶터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난 10년의 공과(功過) 평가해야 합니다. 평가를 바탕으로 내실 있게  연대와 협력하며 힘을 모으고, 모인 힘으로 제도를 바꾸고, 혁신가를 성장시켜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모여야 합니다. 씨름 선수들이 몸집을 키우는 이유는 몸집이 커야 기술도 통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적은 몸집의 선수가 100kg을 넘는 선수를 이길 수 없습니다. 지역혁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의명분이 좋아도 우리가 흩어진 채 요구하는 지역혁신은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가 될 뿐입니다. 지역혁신가들이 모여 몸집을 키우고 세력을 만들어야 힘 있는 주장과 요구가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여야 합니다.

 

바위가 아무리 단단해도, 달걀이 아무리 연약해도, 하나둘로 시작되어 수천, 수만의 달걀에 바위는 깨집니다.

우리의 힘은 미약하지만, 바위도 깰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섰으니 손을 잡아주시고 힘을 보태주십시오.



2023년 3월

지역혁신 공동행동 준비위원회


공동제안자*

강기훈 고승배 공경자 곽복임 김나희 김학서 김    헌 김국권 김기동 김영민 김유순 노재경 목영대 문영록 박시온 박학룡 박혜원 변강훈 서경돈 서문교 송문식 신은경 양준석 오범석 윤나영 윤수진 이진형 이원주 이의환 이주원 이철호 이충남 이환선 장교순 장봉화 정상길 정혜영 조영미 지혜연 채준배 최    환 최병우 최병조 최정원 하경숙 함석호  (가나다 순)

*참가 의사를 표명하는 혁신가 지속 추가 예정


지역혁신 공동행동(준) 전국간담회 준비위원

변강훈 (前 (재)부산광역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 / 010-4408-9928)

이주원 (도시커뮤니티연구소 대표, 前두꺼비하우징 대표 / 010-8250-8237)

문영록 (사회주택협회 상임이사 / 010-3695-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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