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원수의 날을 맞아 환자들의 집단회개 움직임에
두려움을 느낀 스크루테이프의 마음이 바빠집니다.
그는 조카 웜우드에게,
원수에게서 환자를 잘 지키라고 당부합니다.
스크루테이프는 웜우드에게,
환자가 계획을 짜는 걸 도와주라고 합니다.
환자의 계획에 '내일'이라는 희망을 넣어주라고 합니다.
환자가 계획을 행동을 옮기지만 않는 한
문제 될 게 없으니까요.
웜우드는 환자의 계획을 도와주고 한마디만 하면 됩니다.
"계획 짜느라 수고했어요.
행동은 내일부터 하세요."
그런데 내일은 오지 않습니다.
환자의 어제는 지나갔고,
오늘은 내일 할 일을 생각만 하면 되니까요.
아침이 밝았습니다.
환자의 오늘이 시작되었습니다.
환자는 오늘, 내일 할 일을 생각하고 계획을 짭니다.
그렇게 환자의 오늘은 반복됩니다.
스크루테이프가 웜우드에게 쓴 편지의 한 구절을
적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환자가 어떤 것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게 막는 일이다.
이 새로운 회개에 대해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한들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한 전혀 문제 될 게 없어.
그 하찮은 짐승이 자기 머릿속에서만 뒹굴게 하거라.
...생략...
여하튼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 아니면
무슨 짓이라도 하게 두어라.
상상과 감정이 아무리 경건해도
의지와 연결되지 않는 한 해로울 게 없다.
어떤 인간이 말했듯이,
적극적인 습관은 반복할수록 강화되지만
수동적인 습관은 반복할수록 약화되는 법이거든.
느끼기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점점 더 행동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결국에는 느낄 수도 없게 되지.
너를 아끼는 삼촌.
스크루테이프
스크루테이프 : 고위급 악마
웜우드 : 스크루테이프의 조카로 신입 악마
원수 : 그리스도
환자 :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