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재생사업의 성공 모델
은평구 산새마을은?
두꺼비하우징사업의 마을로 지정된 산새마을은 노후주거지였다. 산새마을이란 이름을 가진 전까지는 은평구 신사동 237번지 일대였다. 이곳은 1968년 철거민들이 이주해오면서 마을이 만들어졌다. 마을에 정착한 주민들은 주로 강제 이주되었던 망원지역 수해이재민들과 행당동 뚝섬의 경작민, 용산 철거민들이다.
산새마을은 대부분 2층 이하의 저층주택으로 이루어져 있다. 집들이 노후되었고, 정비되지 않은 담과 벽은 마을경관에 훼손하고 있었다. 봉산자락에 입지해 경사가 심한 도로와 시멘트나 콘크리트 블록으로 만들어진 높은 계단과 옹벽이 많은 마을이었다. 또한 협소한 소방도로에 많은 차량이 주차하고 있었다.
이 마을은 개발이익이 낮아 아파트로 재개발되기 어려웠다. 두꺼비하우징사업 마을로 선정되고, 주민설명회 및 마을학교와 같은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는 듣도 보도 못한 두꺼비하우징 재생사업에 대한 주민 호응은 높지 않았다. 더구나 재개발사업으로 개발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주민들의 저항도 심심치 않았다.
마을 내 상신초등학교가 있어 주민교육을 진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마을의 물리적 환경이 낙후되고 주민소득이 낮다는 이유로 은근한 배제와 경계의 시선이 있었다. 아이들이 학교 가는 길은 계단이 높고 위험해 빙 둘러 다녀야 했고, 통학로는 주차로 가득하고 차량통행이 잦아 안전하지 않았다. 골목은 경사가 급해 눈이 오면 노인들이 집 밖으로 나오기 어렵고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밤마다 주차로 인한 갈등이 잦았다. 쓰레기를 골목 곳곳에 함부로 버리지만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커뮤니티 활동이 없는 곳이었다.
산새마을의 노후주택들은 주택에너지성능도 낮아서 전기, 도시가스를 비롯해 기름값까지 에너지비용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곰팡이, 누수, 균열, 결로 등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살고 있었다. 마을에서 만났던 주민들은 "오래된 주택이 힘들어서 재개발을 통해 좀 더 나은 집에서 살기를 바라지. 겨울이면 꼼짝할 수 없도록 춥고 여름이면 한증막 같은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시원하고 따뜻한 집이 필요"하다고 했다.
두꺼비하우징 산새마을 재생사업은 사회적기업 (주)두꺼비하우징이 주도하였다. (주)두꺼비하우징이 처음 마을에서 시도한 일은 주민들과 함께 마을의 과제와 자원을 발굴하고 실행하기 위한 마을학교, 마을기본계획 만들기와 에너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따뜻한 집수리였다. 지은 지 40여년 된 매우 낡은 집의 단열공사를 하면서 에너지효율을 두 배 이상 높이고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던 이 일은 마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차츰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산새마을’이라는 마을 이름은 마을학교에서 주민들이 지은 것이다. 산새마을은 봉산 아래 위치하여 공기가 맑고 좋아 예전부터 꿩이며 뻐꾸기를 포함해 이름 모를 새들이 많이 찾아왔고, 시간대마다 다른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30톤 쓰레기를 치우고 텃밭으로
산새마을 주민들, 서울시, 은평구청, 사회적기업 (주)두꺼비하우징은 3년간 포기하지 않았다. 공동마을텃밭, 주민공동체 활성화나 집수리 사업을 등 끈기았게 해나갔다. 노력의 결과 하나둘씩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성과로 꼽는 것이 바로 30톤의 쓰레기를 치우고 만든 산새마을 텃밭이다.
2011년 5월 두꺼비하우징사업 마을로 지정된 후 주민들과 함께 마을의 과제를 모아, 마을기본계획을 세우고 마을학교, 집수리, 주택관리를 시작한 지 1년쯤 지난 후의 일이다. 쓰레기와 악취, 해충으로 인해 괴로웠던 주민들이 깨끗한 마을을 위해 시작한 일이, 쓰레기 치우기였다. 이틀이면 되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은 1톤 트럭 30대의 어마어마한 폐기물을 버리고서야 끝이 났다.
산새마을 텃밭은 30여년동안 애견목장(개사육장)으로 사용되던 사유지로 쓰레기, 악취, 해충, 오물 등의 문제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소유주가 방치하는 바람에 전혀 개선되지 않았던 곳이다.
2012년 서울시가 산새마을 텃밭 부지를 매입하여 소유권자가 서울시로 바뀌었지만, 환경개선은 미뤄진 상태였다. 쓰레기, 악취, 해충, 오물 등의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져서 주민들의 주도로, 주민들의 힘으로 텃밭 만들기 작업이 시작되었다.
일주일이면 될 줄 알았던 환경개선 작업은 오래된 가건물을 뜯어내고 쓰레기를 치우는 데만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산새마을 주민들, 사회적기업 두꺼비하우징, 은평구청, 서울시 새내기 공무원들이 힘을 모아 치운 쓰레기의 양은 30톤, 1톤 트럭 30대 분량의 실로 어마한 양이었다. 쓰레기를 치우는 과정에서 쓰레기 분리 작업도 함께 하였는데, 그중 고철류는 따로 모아 동네 고철 모으시는 어르신께 가져다 드리기도 했다. 쓰레기 더미에서 나온 건축폐기물로 텃밭 담장을 쌓았으며, 텃밭 주변 무덤은 그대로 보존하여 주변에 아무것도 심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민들이 스스로 일군 산새마을 텃밭 조성의 추억을 주민대표 최복순씨는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산새마을에 마을만들기가 시작되고 2012년을 어떻게 보냈냐고 물어본다면 무더위에 텃밭과 씨름하며 보냈다고 말합니다. 기록적인 더위는 산새마을 주민들이 단합하는 계기를 만들었죠.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그냥 깨끗한 마을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우리 동네에 쓰레기가 쌓이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마을에는 이상한 소문이 돈 거예요. 개사육장 청소를 하는 사람들이 구청에서 2백만원씩 받고 한다는 소리가 나돌고, 텃밭을 시작할 즈음에는 청소한 사람들이 텃밭을 다 가지려 한다는 온갖 근거 없는 소문들이 돈거죠. 하지만 이런 소문이 우리를 더 결속시키고 공부시켰어요. 힘들어도 그깟 소문에 휘둘려 중도에 포기하지 않으려 했고,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마을재생의 성공 모델, 산새마을
마을텃밭으로 변한 쓰레기장을 치우면서 함께 힘을 모으면 커다란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쌓은 주민들은 ‘산새학당’이라는 마을학교 안에서 건축상담교실, 에너지컨설팅, 목공교실, 소방학교, 국악교실, 꽃박사 등 활동을 함께 하면서 ‘친환경수세미 뜨개질’, ‘친환경비누만들기’와 같은 소규모 커뮤니티비즈니스로 영역을 넓혀갔다. 주민들을 비롯해 공무원들까지 자원봉사로 함께 땀 흘렸던 경험은 두터운 신뢰가 되어 이후, 마을의 커뮤니티를 지속하고 확대해 가는데 커다란 사회적 자원이 되었다.
2013년 12월 산새마을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3회 대한민국 경관대상특별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마을의 보존․유지․관리를 위해 주거환경개선, 주민공동체의 회복과 마을 내 작은 생산과 소비를 통해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경제적 재생을 통해 노후주거지를 바꿔내는 좋은 사례라는 평가가 수상과 언론보도로 이어졌다.
<산새마을 재생사업 관련 수상 실적 등>
○ `12.11.19 : 한겨레 지역복지 대상 –최우수상 수상
○ `13.7.5 : 2013년 서울특별시 환경상(푸른마을분야 우수상)
○ `13.11.28 : 2013년 대한민국 경관대상 특별상 수상
○ `13.12.05 : KBS 다큐멘터리3일등 다수 방송 – 서울 촌(村 )산새마을
○ `14.2.27 : 시민과의 소통 콘텐츠 경연대회 영상부문대상 –산새마을 만들기
○ `15.2.5 : 서울시 미래유산 산새마을 지정
○ `16.6.2 : 화재 없는 안전마을지정
2015년 10월, 모일 공간조차 없어 주민들 집을 전전하던 산새마을에 이제는 어엿하게 새로 주민공동이용시설인 ‘희망둥지’, 청년을 위한 두레주택 등이 생기고 주차장이 완공되었다. 주민들이 집을 고치면 잠깐 들어가 머물 수도 있고, 손님이 찾아오면 쉴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생겼다.
산새마을의 활력이 없는 모습을 지우고 활기 넘치는 장소로 변해갔다. 산새마을은 저소득층, 고령화, 노후주거지라는 문제를 지녔던 마을이었지만, 서울시와 은평구의 지원과 주민들의 공동체 활성화 노력, 사회적기업 (주)두꺼비하우징의 열정이 합쳐지면서 성공한 재생마을로 변화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