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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young May 28. 2021

좋은 결과물?

 잘 협력해서, 좋은 결과물 한 번 만들어보세요

 학교에서 직장에서 심심하지 않게 들어본 말이다. 

익숙한 문장이라 단어 하나하나 곱씹어 본 적이 없는데, '잘 협력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협력을 통해 만드는 결과가 '좋은 결과물'이길 바라는 마음은 무엇인지, 왜 결과는 '한 번' 만들어보라는 것인지 굳이 한 번 되새겨본다. 왜냐하면 지금은 평범한 것도 새롭게 다가오는 팬데믹(pandemic) 기간이니까!




 (1) 잘 협력하다!는 전편을 확인해주세요 :)

 2) 좋은 결과물?  


 협력의 달콤한 경험을 맛보며 '잘 협력하다'의 글을 맺었지만, 사실 협력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되는 계기도 있었다. 이것 또한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경험한 내용이지만, 협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이끌어 낸 사건이기도 하다.  협력하면 늘 좋은 결과물이 나올까? 그 결과물은 유통기한이 있을까?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하는 일은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학생들은 공부하고, 아픈이들은 치료받을 수 있는 마을. 떠나고 싶은 마을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통합적인 발전을 이루고자 한다. 때문에 국제개발NGO가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국은 주민들이 사업의 주체가 되고, 사업을 완성할 수 있도록 우리는 동반자라는 명찰만 달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사업의 방향성 때문에 우리는 약 10여년간 다양한 형태로 주민들과 조직체를 구성했고, 지금은 봉제센터, 주민건강센터, 유치원 등 대부분의 주민조직이 자립하여 운영되고 있다. 어그러지고 무너진 경험도 있었지만 서로를 지탱하며 성장한 우리는 몇 년전부터 '조직 만들기'가 아니라 '마을 만들기'를 위해서는 각 조직의 성장을 넘어선 공동의 연대체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각 주민조직의 대표로 구성된 임원진, 공동의 규칙과 교육 커리큘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공동의 혜택들으꾸려나가며 개인이 연대한 주민조직을 넘어선 조직이 연대한 마을 공동체를 꿈꾸었다. 꿈을 실현시키는 주민 리더들이 있었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동력체가 붙으면서 우리는 머지 않아 연대의 성공을 이루리라 믿었다. 



좋은 결과 그리고 아픈 결과 


 성공을 바라보며 꾸준하게 이어온 우리의 노력은, 다른 누군가처럼 코로나19를 만났다. 개발도상국에서 맞이하는 코로나19시대는 다소 험악했다. 의료 붕괴와 사망자수의 급증을 막기 위해 두 눈을 감고 무조건적인 통제에 들어갔다. 마을 안 구역의 경계마다 검문소가 세워지고, 한 집에 하나씩 발부된 통행증이 없으면 슈퍼에 쌀을 사러나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정규직 일용직 구분할 것 없이 '직업'의 세계가 통째로 날아가버린 빈곤 마을은 50도에 다다르는 한 여름 날씨보다 더 숨막히는 현실이었다. 


 우리의 연대, 그 굴레도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당장 먹을 것이 없는 오늘에 이상은 없었다. 

 오히려 굴레가 깨어지는 또다른 연대를 맛보았을 뿐이다.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서로를 지탱하며 만들어 온 공동의 연대 속에서, 한 명의 이탈자가 발생한 것이다. 그 이탈자는 본인이 그 동안 연대체를 위해 힘쓰고 노력한 것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고 원하는 요구조건이 분명했다. 연대의 중심에 있었던 자이기에 연대의 힘을 잘 알고 있었고, 대가에 대한 요구도 나름의 연대체를 구성하며 그 세기를 강화시켰다. 약 20명 남짓의 연대체가 꾸려졌을 때에는 그 힘이 매우 강해졌다. 


 그 결과는 기관의 큰 손실과 다른 동료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20명의 삶이 한 달? 혹은 석 달 동안 조금 더 나아졌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2년 넘게 만들어온 연대의 굴레를 멈추게 했다. 코로나19라는 특별한 환경이 연대의 명암을 만들었을 수도, 혹은 큰 굴레를 만들면서 생긴 그림자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모든 연대가 좋은 결과를 낫지는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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