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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태

양지바른 땅을 고르고 벽돌의 줄을 맞춘 뒤,

시멘트로 만든 몰탈을 바르며

벽돌을 한 줄씩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수평과 수직을 맞추고

마지막에 굳히면 단단한 벽이 완성이 됩니다.


마침내 벽들은 완성이 되었고,

저는 이 벽 안에서 살아가기로 다짐했습니다.
후회할 것 같았지만, 내가 원하는 선택이니까요.


가끔은 벽 뒤에 넘어있는 사람들이

하염없이 그립고 보고 싶지만,

이 벽을 사람들이 통과하게 만드는 건

나 자신을 죽이는 일이랑 다를 게 없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과거에 살고 있고,

그 과거에선 나를 사라지게 만드는 순간이었어요.


이 벽 안에 가둬놓고

혼자 있는 시간 동안은 외롭겠지만,

대신 나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서는

안전한 벽이었죠.


제가 쌓은 벽은 그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 벽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저는

조금은 기대를 가져보려고 합니다.


언젠가 이 벽도 시간이 지나면

낡아질 테고, 이 벽이 무너져서

다시 누군가와 재회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것만 같았습니다.


그 시간이 올 때까지

벽 안에서 오래 머물려고 합니다.


이 벽은 따뜻하고, 때로는 집 같고,

결국엔 저의 안식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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