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시간을 늘리다

헬스 일기 8

by EAST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1주일에 2~3회 꾸준히 헬스장 잘 다녔다. 1시간도 후딱 지나갔다. 시간이 짧아 좀 아쉽네, 할 때도 종종 있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경비 서다 보면, 회사 지하 헬스장으로 운동하러 나오는 직원들이 있다. 나올 때마다 두세 시간은 족히 넘게 운동하고 간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긴 시간 운동하다니 대단하네, 했지만 이해까지는 하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운동하니까 충분히 납득이 갔다.


운동하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물론 너무 과하게 하면 운동 처음 했을 때처럼 탈이 난다. 그래서 시간을 조심스럽게 조금만 더 늘려 보기로 했다. 운동 시작한 지 두 달만이다. 유산소 운동 50분, 근력 운동 30분으로 각 10분씩 늘렸다. 이제 운동 시간은 1시간 20분.


좀 다니다 보니까 헬스장을 오는 게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전에는 의무감이랄까, 억지스러운 감이 있었는데, 자연스러워졌달까. 이제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을 피하는 요령도 생겼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트레드밀 자리는 항상 붐빈다. 헬스장에는 총 20대의 트레드밀이 있다. 적지 않지만 워낙에 인기 있는 운동기구라 늘 북적인다.


오늘부터 트레드밀 운동 시간은 50분. 속도와 경사도를 조절해 가며 탄다. 45분째. 5분 남기고 뛰기 시작한다. 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직장 동료, 한 달 동안 뛰어서 3kg 뺐다고 자랑하던 터였다. 나보고 한번 뛰어보라고 권유했다. 빨리 걷기도 힘든데, 뛰기까지야, 손사래 쳤지만 슬쩍 욕심이 생겼다. 가뜩이나 몸무게가 계속 제자리인지라 살 쪽 빠진다는 말에 밑져야 본전 셈 치고 뛰어본다. 게다가 요즘 러닝이 대세가 아니던가. 저녁 후 산책 나가면 아파트 단지를 휙휙 뛰어다니는 사람들 천지다. 둘째 아들 녀석도 뛴다고 러닝화 하나 좋은 것 샀다며 얼마 전에 자랑했었다.


깜빡이는 신호등 바뀌기 전에 길 건너려고 호다닥 뛰는 것 말고 근래 20여 년 내 뛰어본 적이 있었던가. 그것도 5분이라는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 동안 계속. 절대, 네버, 없었다. 그런 내가 지금 헉헉대며 뛰고 있다. 대단한 일이다. 드디어 50분. 정지 버튼을 누른다. 가쁜 호흡을 진정시킨다. 후! 긴 숨을 토해낸다.


아뿔싸! 다음 날, 출근하려는데 왼쪽 무릎이 찌릿했다. 어라! 왜 이러지, 제자리 서서 무릎을 조심스럽게 돌렸다. 괜찮았다.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찌릿했다. 안 되겠다. 파스 붙였다. 마침 집에 있던 무릎 밴드를 둘렀다. 그러니까 걸을만했다. 하지만 절뚝거렸다. 출근하니 왜 그러냐며 물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그저 웃었다. 내 몸무게는 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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