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아주 눈곱만 한 싹만 보일락 말락 했다.
우리 6남매 형제들은 그저 새우깡에 손이 가듯 했다
시루 앞을 오가며 맹탕 우물물을 무심코 시루안으로 들어부었다.
들어붓는 물마다 금세 몽땅 시루 아래로 빠져나갔다.
비료나 영양제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콩나물이 자라는 모습을
하루 단위로 볼 수 없었다.
슬로우 모션 카메라도 없었다.
어느새 장정 고봉밥처럼
시루 위로 콩나물 무더기가 소복이 쌓였다.
가랑비에 옷이 젖었다.
티끌 모아 태산이었다.
아주 작은 것이 쌓여 치사량이 되었다.
서서히 그러나 철저하게 물들었다.
들어붓는 물마다 금새 몽땅 아래로 빠져나갔다.
물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에도 눈곱만 한
콩은 어느새 키 큰 콩나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