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글대리가 들여다본 고스톱의 세계(2편)

by 그루터기


• 필드 경기에서 참여 예정자 중 최종 참여자를 결정하는 방식이 있다. ‘연사’를 허용하느냐를 기준으로 연사 허용 방식과 불허 방식이 있다. 연사란 멤버가 경기에 최종 참가 여부를 결정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연속해서 최종 멤버가 되기를 거절하는 의사표시를 말한다. 흔히들 ‘연사(제도)’ 있느냐고 묻는데 이는 ‘연사 금지제도’라는 것이 보다 적확한 표현이다. 이른바 아웃복서들의 소극적인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만든 제도라 볼 수 있다. 연사를 허용하게 되면 확실히 좋은 패를 쥔 경우가 아니면 계속 경기에 불참할 수 있다. 그러면 앉는 자리의 순번이나 인파이터의 존재 여부 등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져 불공평한 것이다.

가능한 한 실력 이외의 다른 변수의 개입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 1980년대 중반 무렵 한 고향 친구의 집들이

에서 연사 금지 제도를 넣을 건가의 다툼이 있었다. 의견의 불일치로 격분한 친구가 경기를 포기하고 조기 귀가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 적도 있었다.


• 필드에서 선을 비롯하여 최종 참가자가 결정

되면 패를 골고루 섞는 방법으로 ‘기리’라는 게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는 말이 그 권한을 갖는다. 전직 직장동료는 ‘중길’이란 이름을 썼다. 그 직원이 참여하는 경우엔 다른 필드에서와 달리 중간 순번이 그 권한 행사를 허용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었다.


• 대표적인 약이자 고스톱의 다른 이름으로도 사용되는 일본말인 ‘고돌이’는 다섯 마리의 새를 뜻한다. 팔공산 열 매조 열 흑싸리 이렇게 세장을 모으면 5점을 인정한다. 비열을 포함하면 이른바 ‘록 고돌’이라고 하여 취득한 총점수의 두배를 인정한다. 반드시 다섯 마리의 새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팔열은 필수 조건이고 나머지 세 장중 어느 조합이든 추가로 두 장을 잡아오면 고도리로 인정한다.


• 각종 약이나 규칙 등은 다이내믹한 경기를 상정하고 우리 직장의 필드를 기준으로 적어나가기로 한다.


• 홍단 청단 초단은 모든 필드에 당연히 다 인정한다. 그 외에 홍싸리와 흑싸리 8장을 다 잡아오면 8 싸리라고 하여 8점을 인정한다. 열 끝 짜리7 개를 모으면 3점이 인정 되는데 이런 경우엔 총 취득점수의 2배를 인정한다. 열 끝 짜린 총 10 매이기 때문에 많이 모으기가 쉽지 않은 데 이에 대한 보상이다.. ‘멍따’라고 한다.


• 광 5개를 모두 모으면 15점을 인정한다. 다른 참여자들은 모두 광박을 쓰게 되어 최종 승자의 취득점수의 두배의 대가를 치른다. 상대 멤버에게 5광의 기회를 준다는 건 흔치 않은 일로 패자는 작지 않은 치욕이다.


최근 여자 동기에게 이런 일을 당한 적이 있음을 나는 솔직히 고백한다. 비광 이외의 3장을 모아야 3점이 되고 비광을 포함한 광 3장인 경우는 2점 만을 인정하는 2점광이라고 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국민 상식이다.


• 최종 승자가 피로 12장 이상을 모아 기본점수 이상을 취득한 경우 피를 6장 미만으로 모은 멤버는 두배의 대가를 치르는 걸 ‘피박’이 라고 한다. 이는 기본 중 의 기본 룰이다. 피가 전무한 멤버는 면피라 하여 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 구열, 똥 쌍피, 비 쌍피 이렇게 석장을 모으면 일단 ‘특피’라 하여 기본 3점을 인정한다. 다른 쌍피는 피 계산 시 2매로 인정하기는 하지만 특피에는 끼워주지는 않는다. 구 열은 열이나 피로 호환이 되지만 일단 어느 선수든 고를 외친 후에는 주소변경이 불가능하다.


• 최초로 기본 점수인 3점ㅈ3 이상을 취득한 자가 고를 외친 후 다른 선수가 다시 기본점수 이상을 다시 취득하고 스톱을 한 경우 전자는 후자에게 나머지 선수의 손실분까지 대신 물어줘야 한다. 이를 ‘고박’내지‘고 바가지’라고 한다. 일명 ‘보험처리’라고도 한다.


• 선수가 바닥에 있는 패에다 자신이 쥐고 있는 패로 짝을 맞추었는데 뒤집은 결과 같은 패가 나온 걸 ‘뻑’이라 한다. 뻑을 한 선수는 모아진 패 세 장중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 그 후 다른 선수가 당해 패를 맞추어 가져 갈 경우엔 뻑한 선수는 현물 공출, 현물이 없는 경우엔 현금 공출을 해야 한다. 자뻑 제도가 있는 경우엔 뻑한 사람이 다른 멤버의 공출분까지 부담하여 두장을 공출하고 본인이 뻑해놓은 패를 가져오면 다른 선수 두 명으로부터 두장씩의 피를 공출을 받는 혜택을 누린다.


서슬이 퍼랬던 시절의 국가 최고 권력자의 이름을 딴 제도가 있었다. 처음부터 같은 패 석장이 바닥에 깔렸거나 선수가 저질러 놓은 뻑을 해결하는 대가로 현물 공출이 있다. 공출해하는 선수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다. 다른 선수가 점수 획득에 가장 필요한 패를 가져오거나 타자가 가장 필요한 패를 공출해간다.


• 1점당 얼마의 현금을 지급하여야 하느냐를 따지는데는 오락과 도박의 경계하고 관련이 있다. 우리 고향 친구들의 1박 2일 모임의 필드에선 점당 100원짜리 경기가 대세였다. 하지만 여기선 3 5 7 점 기본 1,000원 기준으로 적어나가기로 한다. 오락이냐 도박이냐를 구분하는 것은 반드시 점당 금액의 크기만으로 만 따지는 것은 아니다. ‘사회 상규에 위반 않는 행위’에 해당여부로 따지는 것이 맞다. 그 이상은 이 글의 목적과 범위에 벗어나기 때문에 접기로 한다.


• 뻑에도 보상제도가 있다.. 선수 기준으로 연속해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첫 번째는 1,000원, 두 번째는 2,000원 리고 세 번째의 경우는 3,000원으로 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월약이 있는 경우엔 많이 달라진다. 1,2 회에 월약이 아닌 일반 패로 뻑이 될 경우에는 각각 1,000원 2,000원이 되는 것은 같다. 하지만 3회째 월약의 뻑이 발생한 경우엔 해당 패에 넘버링된 수치에 해당되는 금액의 두배를 받는다. 예컨대, 8월 단계의 경기에서 세 번째에 8월 약을 뻑할 경우엔 16,000원의 두둑한 보상을 받게 되는 행복을 누린다. 월약이 아닌 다른 패의 뻑의 경우에 두배에다 3번째이니까 또 2배 되어 세칭 ‘따따불’로 계산이 된다. 선수가 마지막 패를 내어 짝을 맞추었는데 동일한 패를 뒤집는 이른바 막뻑은 윈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당해 선수가 이미 두 번의 뻑 전과가 있는 자에 한하여 인정하기도 한다. 즉 각각의 선수별로 3번째 뻑에 한하여 막뻑을 인정한다.


• 8월 단계의 경기에서 선수를 기준으로 연속되지 않더라도 1회, 2회 뻑을 할 경우 각 각 8,000원, 16,000원의 보상이 따름은 물론이다. 사전에 세 패를 흔들고 뻑이 될 경우에는 모든 경우 두배수로 보상을 받는다.


• 최종 참가자를 정하기 위해서 선이 정해지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국무총리부터 순서에 입각하여 고나 스톱을 외친다. 최종 선수가 결정되고 뒷 순 번으로 남아 있는 선수들은 타의로 최종 참가를 포기한데 대한 대가로 보상을 받는다.

자신이 쥐고 있는 광, 쌍피, 조우커 등을 장당 1,000원의 현금 보상을 받는 제도를 ‘광을 판다’라고 한다. 꼭 광패만이 아니라 3패를 쥔 경우 흔들고 팔아 2 배수를 보상받을 수 있고 월약을 흔들면 해당 패에 넘버링된 수치의 배수만큼 받는다.


만약 광을 팔아야 할 운명인 선수가 자신이 쥔 패가 너무 아까운 경우엔 일종의 비상카드를 쓸 수 있다. 우리 고향 등에서만 인정되는 룰로 ‘탱군다 또는 ' 올린다 ' 등으로 부른다. 이걸 외치면 선은 패를 묻고 무조건 경기 참여를 포기하해야 한다. 이를 외친 선수가 선이 되고 나머지 참가 예정자가 자신의 의사를 순서대로 밝히는 재미있는 제도이다. 이 경우 만약에 선이 최종 승자가 되면 다른 두 선수로부터 두배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


• 광 값을 지불하는 방법엔 선불과 후불이 있다. 후불의 경우는 게임의 승부가 나지 않는 이른바 ' 나가리 ' 가 된 경우는 모두가 광 값을 부담해야 하는 점에서 선불과 다르다. 승부가 나지 않은 나가리 직 후 판은 광 값을 비롯하여 모든 부담을 2배로 계산한다. 이른바 2 배판이 되는 것이다.


• 타석에 들어선 선수 이외의 두 선수가 특정 약을 달성하기 직전 상태(비상사태)인데 타자가 쥐고 있는 패가 각각의 약에 필요한 패인 경우 타자는 이른바 ’ 쇼당’을 부를 수 있다. 타자가 쇼당을 부른 경우 순서에 입각하여 본인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쇼당을 받는다는 것은 판을 종결시키겠다는 의사이고 받지 않겠다는 것은 당연히 경기를 계속하겠다는 의사이다. 단 쇼당 받기를 거부 한자는 다른 선수가 최종 승자가 되었을 경우 쇼당을 받은 자나 나머지 다른 선수의 몫까지 현금 공출을 하여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상대방의 부담은 떠안게 되는 것이다. 두장으로만 쇼당을 인정하는 곳도 있고 같은 패 두장을 포항 한 세장을 가진 경우까지 인정하는 곳도 있다.


• 쇼당 패를 잡고 있는 선수가 쇼당을 부르지 않고 특정한 패를 던져서 다른 선수가 최종 승자가 된 경우엔 타자가 최종 승자에게 다른 또 한 선수의 몫까지 현금 공출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데 이를 ‘독박, 독’이라고 부르는데 이의 인정 여부는 지방과 지역에 따라 다르다. 내가 주로 참가하는 필드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적은 점수를 취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 쪽에 유리한 패를 던진다. 최대한 사고를 소형화시키는 것이다. 미리 가래 대신 호미로 방어하는 셈이다.


• 이 정도만 해도 경우의 수가 적지 않고 따라서 변동성이 커서 변화무쌍하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할 수 있고 스릴과 서스펜스가 있어 관중도 손에 땀을 쥐고 관람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덩이에다 기름을 붓는 룰이 있으니 다름 아닌 ‘동물 고스톱’이다. 화투 패에 그려져 있는 동물을 7개 모으면 일단 동물 3 점이 된다. 타 선수로부터 1,000원씩 현금 공출을 받게 는데 그때까지

동물을 한 마리도 모셔 오지 못한 선수는 동물 박이라고 하여 2배의 공출 의무를 부담한다. 상대가 동물을 추가할 때마다 현금 공출 의무는 계속된다. 쓰리고까지 해서 최종 승자가 되었음에도 동물 값을 현금으로 물어주다 보니 남는 것도 없더라는 전설적인 이야기도 등장했다. 이는 각종 약뿐 아니라 동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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