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듯이 대지 위를 적신다. 자연은 너무 위대하다. 봄이 오면 땅에 웅크리고 잠자고 있던 생명을 깨우듯이 금방이라도 비를 맞아서 새싹이 푸릇푸릇 솟아 나올 것처럼 느껴진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연 앞에 난 매번 놀란다. 봄 단비처럼 자연은 변함이 없지만 인간은 변하는 게 맞다. 아무리 친하고, 직장 선후배였더라도 사람이기에 자기 맘이 안 들면 변하는지 모르겠다. 난 마음 한구석에 함께 선후배로 직장 생활하면서 지냈던 일들 주마등과 같이 생각났다. 한동안 잊은 듯이 지냈는데 어느 날 갑자기 10여 년이 지났는데 아무런 일이 없던 것처럼 카톡이 왔다. 언니 잘 지내? 후배가 카톡 왔을 때 열어보지 않고 차단했다.
난 후배와 십 년 전에 만나기로 했었던 일이 생각났다. 후배는 다른 후배랑 먼저 만나기로 했었다. 롯데 백화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난 아직 일이 남아있었다. 한 직장의 책임자로 있다 보니 좀 일이 늦어졌다. 둘이 좀 더 쇼핑도 하고 놀고 있으라 했더니 약속 시간 안 온다고 그냥 내려간다고 문자 왔다. 난 너무 황당했다.
우리 집에서 하루 머물기로 하고 보기로 했다. 약속 시간 늦었다고 간다고, 물론 내 잘못도 크다. 그렇다고 이렇게 가나 싶다. 난 미안해 문자 했다. 사과했다. 하지만 그 뒤로 연락도 없었고 우리들은 그 이후 연락도 만나지 않았다. 난 딸 결혼식도 알리지 않았다. 나한테는 너무 큰 상처였었고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깨진 그릇이 붙인다고 붙나? 설령 다시 지낸다고 마음속에 상처로 그전처럼 지내지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쌓은 우정은 금이 갔다. 내가 옹졸한 것인가! 난 공치사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친하게 지낼 때 먼 전라도까지 내 차 운전에 엄마 돌아가셨다 할 때도 갔었고 벚꽃이 휘날리던 때 같이 장거리 먼 데까지 가서 벚꽃도 보고 여기 오면 내 차로 함께 맛난 것도 찾아서 먹고 구경도 했었다. 지금은 좋은 것만 생각하고 후배와 연락하고 싶지는 않다. 뻐꾸기가 뻐꾹 울어 댄다. 아직 울 때가 아닌데 너무 신기하다. 뻐꾸기는 암컷을 찾을 때 뻐꾹뻐꾹 운다고 한다. 내가 이런 맘을 알고나 있는지 뻐꾸기도 누굴 찾고 있나 보다.
5월에서 8월까지 숲에서나 운다는데 너무 신기했다. 지금은 2월 연이어 이틀 뻐꾸기는 울었다. 난 봄이 오는 것 같이 내 맘도 기뻤다. 지나간 인연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다시 대자연의 멋진 봄이 오듯이 나 또한 봄은 찾아온다. 살면서 약속은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난 연재도 나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독자님들의 약속이기도 하기에 자정이 땡 하면 낚시 여왕 글을 올린다. 약속으로 인한 상처가 한구석에 있듯이 약속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여러분은 저처럼 약속을 못 지켜 저 같은 일을 당해본 적이 있으신지요? 과거는 과거로 남기고 싶다. 이 글을 쓰면서 잊어버리고 현재의 삶이 더 중요하기에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