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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dy Spider Jul 24. 2023

요가할까, 필라테스할까?

요기니로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 요가할까, 필라테스할까?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요가를 업으로 삼기로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요가가 좋아요, 필라테스가 좋아요?"이다. 아니, 심지어 "요즘에는 필라테스가 대세인데, 필라테스 하지 왜 요가해요?"라고 묻는 이들도 있다. 그러면 나는 "저는 아줌마자나요, 필라테스 강사하려면 젊고 예뻐야 해요. 근데 요가 강사는 나이 제한에 안 걸려요. 미국에는 70대 할머니도 요가 가르친대요!"라고 답한다. 물론, 농담이다. 나는 이 나이를 먹고도 필라테스 강사를 하려고 했다면 또 필라테스 자격증에도 도전했을 것 같다.


요가와 필라테스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여성의 관점에서 언뜻 보았을 때는 둘다 크롭탑에 레깅스를 입고 하기 때문에, 그리고 몇 가지 자세들이 겹치기 때문에 유사해 보일 수도 있다. 테니스나 골프처럼 상대가 있는 게임이 아니라 주로 수업에 들어가서 배우는 형태로 한다는 것도 비슷하다. 그런데도 내가 요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이어트나 근육 만들기가 아니었고 "우파니샤드"와 "숫타니파타" 등 인도 철학서적을 보고는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호흡법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부분은 필라테스에 없는 점이다.


우파니샤드에 보면 "활은 신성한 옴(OM)이며, 화살은 우리 자신의 영혼이다. 브라만은 화살의 표적, 즉 영혼의 표적물이다. 화살의 표적이 적중할 때, 영혼은 브라만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다."라고 나온다. 그리고는 영혼과 하나될 수 있는 순간을 위해 호흡에 집중해야 한다는 표현이 여러 번 나온다. 그 호흡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하고 회사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던 도중 우연히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그 때 광화문 <젠요가>의 간판이 특별히 나에게 더 영롱하게 빛났다. 바로 나는 등록을 했으며, 요가 지도자과정, 인텐시브 과정 등 주말 양 이틀 시간을 다 할애해 가며 요가의 세계에 더욱 빠져들었다.


# 요가와 필라테스의 유사성

사람들이 이 둘의 차이점에 대해 궁금한 이유는 어쩌면 이 둘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까 말했듯 옷차림도 비슷하고, 뭔가 다이어터나 유지어터들이 "몸매" 관리를 위해 하는 운동들 같다. 요가와 필라테스를 둘 다 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둘의 역사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너무나 다름을 알면서도, 어떤 측면에서는 의도치 않은 유사성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특히, 효과 측면에서 그렇다.


요가, 필라테스를 하면 자세가 교정된다. 평소 거북목이나 라운드 숄더가 고민이었다면, 요가와 필라테스를 통해 점진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 나도 회사에서 무언가 잘 해보려고 늘 긴장하고 있다 보니 어깨가 봉긋 위로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목이 역 C 형이었다. 그리고 등근육이 하나도 없어서 의자에 앉으면 흐물흐물한 연체동물 같았다. 그런데 요가를 2년 하고, 또 최근 4개월간 필라테스를 하면서 어느새 내가 앉아있을 때도 곧게 펴서 앉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른 자세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깊이 글로 다루어 보겠다.


또, 이 두 운동은 코어와 속근육 강화에 직방이다. 필라테스는 "파워 하우스"라고 하는데 딱 우리 복부와 가슴부위, 호흡과 에너지 연소가 일어나는 중심 부위의 힘을 쓰는 것을 중시한다. 필라테스에서는 흉식 호흡을 하면서 코어를 거의 막 무지막지하게 쓴다. 그러다보면 코어가 강화되고 별로 안쓰던 속근육들을 쓰게 된다. 식스팩이나 초콜렛 복근은 아니지만 확실히 11자 복근은 생기는 것 같다. 요가도 마찬가지이다. 요가 빈야사에 있는 플랭크(그렇다 플랭크는 요가 출신이다)는 어깨에 의존하는 습관을 벗어나 코어에 강하게 힘을 빡 주고, 하체에까지 힘을 분산시킴으로서 온 몸을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자세이다.


마지막으로 이 두 운동은 "정렬"을 중시한다. 아무래도 이 두 운동 모두 자세 교정에 확실한 효과를 주는 이유가 이 "정렬" 때문일 것 같다. 우리가 평소에 사무실에서 주로 모니터 앞에 앉아서 업무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수축 또는 이완 되어 왜곡된 자세가 되는데, 요가와 필라테스를 하는 동안에는 우리 골반의 중립을 잡아주다보니 나도 모르게 바른 정렬을 지향하게 된다. 이렇게 정렬에 섬세하게 신경을 쓰다보면 어느새 허공을 미친듯이 날아다녔던 마음이라는 녀석도 내 몸 안에 가만히 평화롭게 안착하게 된다.


# 요가와 필라테스의 차이는?

다소 도식적으로 표현하자면 요가는 한의학 같고, 필라테스는 서양의학 같다. 요가는 몸과 마음의 종합적인 건강을 추구하고 필라테스는 척추 교정, 골반 교정 등 특정한 증상에 딱 알맞은 처방전을 제시한다. 흔히들 요가의 "자세(Asana)"만을 요가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Asana는 요가의 궁극적인 목표인 "몸과 마음의 결합"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단계일 뿐이다.  요가는 요가 매트 위에 올라가는 순간 뿐 아니라 일상에서 Yama(금기사항)와 Niyama(권장사항)를 실천함으로써 비로소 매트 위에 올라가 Asana(자세) 수련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나서는 호흡을 조절하는 Paranayama를 하고, Pratyahara를 통해 감각을 제어하며 이를 통해 고도의 집중 상태인 Dharana에 들어간다. 이후 Dhyana라는 명상 상태에 들어가며, 나중에는 묵상, 몰입 또는 초의식 상태라고 불리는 Samadhi(삼매)에 들어간다.


즉, 필라테스는 확실히 그 운동 자체이지만, 요가는 요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요가(산스크리트어로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든다)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하나의 단계일 뿐이다. 그렇게 된다면 필라테스는 "치료의 목적을 가진 운동"이 되는 것이고 요가는 "치유를 지향하는 수련"이라는 답을 얻게된다. 필라테스는 태생도 서양이다. 1910년대 중반기 이후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랭커스타 포로수용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Joseph Pilates가 포로들의 운동 부족과 재활 치료를 위해 침대와 트리스만으로도 운동이 되도록 고안한 것이다. 실제로 Joseph은 요가의 아사나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기구 필라테스 모양이 약간 고문도구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포로 수용소의 현실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니 이해가 간다.


그래서인지 필라테스는 자세의 정확성을 추구한다. 아주 정확하게 해야 원하는 효과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인다. 반면에 요가는 나를 긍정하고 깊이 이완하면서 "명상" 상태에 들어만 갈수 있다면 자세를 꼭 엄청 유연하고 정확하게 할 필요가 없다. 그냥 내 몸을 아주 섬세하게 느끼는 데서부터 명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목을 돌린다면 목을 너무 크게 돌릴 필요없이 호흡을 하면서 목의 각종 뻐근함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그 때 우리 의식은 목에게 가있다. 과거의 기억이나 미래의 계획이 아닌 현재의 내 목으로 의식이 감으로써 그 순간에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유연하지 않은데 어떻게 유연한 자세를 완벽하게 하지? 라고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아사나에 집착하게 된다면 요가의 궁극적인 목적에는 방해가 된다.


# 그래서, 결론은?

결론은, 요가, 필라테스 모두 좋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건강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이 두 운동을 하면서 우리 몸, 마음, 의식, 뇌의 작용 등에 대해 여러가지 자각을 얻게 되었다. 해부학도 열심히 공부 중이다. 몸에 이런저런 근육, 신경, 혈관이 있는게 너무 신기하고 정말 인체를 신이 디자인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과학과 미학을 모두 갖춘 것이 우리 몸 같다. 앞으로도 나는 요가와 필라테스를 통해 우리 몸을 탐구하고, 단련시키려고 한다.


참, 요가에 대해 이 글에 쓴 내용은 <The New Book of Yoga by Sibananda yoga center>와 젠요가(http://zenyogakorea.com/)에서 들었던 젠요가 인스트럭터 과정(http://zenyogakorea.com/license/license/)을 활용하였다.


* 저의 더 많은 요가 영상을 보시고 싶으시다면, 제 인스타그램을 방문해 주셔요! 귀여운 냥이 영상도 있습니다. ^^

https://instagram.com/lady_spider_yuna?igshid=MzNlNGNkZWQ4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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