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메모: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에서 종종 타인의 흔적을 보게 된다. 머리카락, 쪼그만 메모지, 심하게 그어놓은 밑줄, 그런 것들을 볼 때마다 언짢은 기분도 들지만 나도 모르게 감정에 휘말리게 될 때도 있다. 누군가의 머리카락 한 올을 본 순간 미묘한 감정에 휩싸여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그 여백 사이에서 나도 모르게 갇히게 된다. 문장에서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다 거기에 비친 자신의 그런저런 모습에 센티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썼던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