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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명흔 Jul 06. 2023




호접란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잘 키우면 해마다 꽃을 피운다는 나비닮은 호접란.

그럼 얘한텐 그동안 뭐가 불만이었을까.

2년 만인가, 아니, 꼭 3년만이다.

물 주고 들여다볼 때마다

꽃은 언제 보여줄거니? 하고

만날 궁시령거렸는데

'언제'가 요즈음인가보다

아침에 차 한 잔  마시다

하도 예뻐,

빤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글쎄, 얘가  나한테 그러는 것 만같다.

"아, 이 사람아.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네."


햇살과 바람을 끌어안아

제 시간에 맞춰 화르르 피어나는

꽃의 시간에

아직도 아무날  때를 만들지 못한 나는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수런거리는 나비떼만 바라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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