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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명흔 Nov 12. 2023

05  모두가 잠들어야 나무 속의 바람도 눕는단다.

"아이가 침대에 누워서 말한다.

"불 끄지마, 그러면 까만 나무들이 들어온단 말이야. "

 할머니가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준다.

 "어서 자라."

"모두가 잠들어야 나무 속의 바람도 눕는단다."

 바람은 일어날 수 없었다.

잠자리에 드는 아이 나라의 말속에서 바람은 눕기만했다."

 



헤르타 밀러 <마음짐승>에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은 차우세스크가 루마니아를 독재지배했던 시대적 불안과 공포스런 상황을 헤르타 밀러가 소설화한 책이다. 시집이 아닌 소설을 읽다 시적인 문장을 만난다.


잠자리에 들려고 누운 아이가 무서운지 ​불을 끄지 못하게 한다. 자상한 할머니는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자라  한다. 할머니의 대답에 여운이 길다. 소설속 불안한 현실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밤이라는 시간이 까만 나무로 다가올 수 있지 싶다.

 작가 헤르타 밀러​가 ​아이와 할머니의 대화에 시의 옷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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