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명흔 Nov 12. 2023

05  모두가 잠들어야 나무 속의 바람도 눕는단다.

"아이가 침대에 누워서 말한다.

"불 끄지마, 그러면 까만 나무들이 들어온단 말이야. "

 할머니가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준다.

 "어서 자라."

"모두가 잠들어야 나무 속의 바람도 눕는단다."

 바람은 일어날 수 없었다.

잠자리에 드는 아이 나라의 말속에서 바람은 눕기만했다."

 



헤르타 밀러 <마음짐승>에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은 차우세스크가 루마니아를 독재지배했던 시대적 불안과 공포스런 상황을 헤르타 밀러가 소설화한 책이다. 시집이 아닌 소설을 읽다 시적인 문장을 만난다.


잠자리에 들려고 누운 아이가 무서운지 ​불을 끄지 못하게 한다. 자상한 할머니는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자라  한다. 할머니의 대답에 여운이 길다. 소설속 불안한 현실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밤이라는 시간이 까만 나무로 다가올 수 있지 싶다.

 작가 헤르타 밀러​가 ​아이와 할머니의 대화에 시의 옷을 입혔다.



매거진의 이전글 04 열 아홉개의 흥분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