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땅과 나를 연결하기: 발바닥을 통해 지구와 연결되는 감각
일부러 가장 흙냄새가 짙은 곳을 찾아갔다. 자주가는 산의 완만한 경사 옆 오래된 흙길, 낙엽이 쌓이고 뿌리들이 지면 밖으로 삐죽 나온 곳.
신발을 벗고 그 위에 발을 딛는 순간, 땅의 온도, 질감, 탄성이 발바닥으로 밀려왔다.
무언가가 나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듯한 감각.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묵직한 안정감이었다.
“아, 이게 땅과 연결된 느낌이구나.”
나는 오늘 처음으로, 내 존재가 '공중부양된 정신'이 아니라 지구라는 단단한 존재 위에 서 있는 생명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동안 땅은 그저 ‘길’이었다.
하지만, 발바닥으로 느낀 땅은 촉감이 있고, 표정이 있고, 살아있는 존재였다.
• 어떤 부분은 차가웠고,
• 어떤 부분은 푹신했으며,
• 자잘한 자갈 위에서는 ‘지압’처럼 통증이 느껴졌다.
그 모든 감각은 단지 ‘불편’이 아니라 “나는 지금 이 세상에 서 있다”는 명확한 증거였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땅을 잊고 산다.
콘크리트, 타일, 매트 위를 걷는 삶.
그것은 현실과 분리된 가상 공간을 걷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흙 위에 선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지구와 닿는 행위였다.
걷다 보면 생각은 자꾸만 머리로 올라간다.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어떤 감정을 내려야 할지.
그러나 오늘 나는 모든 걸 내려놓고
‘내 중심을 발에 둔다’는 시도를 해봤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생각은 줄고, 감각은 선명해졌다.
생각이 나를 흔들던 시간이 지나고,
땅은 나를 붙잡아주는 친구가 되었다.
“중심은 내 발에 있다.”
이 말을 속으로 되뇌며 걷자,
마치 세상의 소음이 줄어드는 듯했고,
나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기둥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라운딩은 땅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나’를 회복하는 길이다.
내 중심이 머리가 아니라, 발에 있을 때
나는 지금, 여기에 제대로 존재한다.
오늘도 한 걸음씩, 땅 위로 나의 삶을 눌러 새겨본다.
1. 흙이나 모래, 잔디 같은 곳에서 시작 - 될 수 있으면 맨발로, 또는 얇은 신발로 진행
2. 서서 발바닥 전체로 무게 실어보기 - 발가락, 발바닥 중간, 뒤꿈치 순으로 감각 집중
3. 걷는 동안 한 걸음마다,
- “나는 지금 지구를 딛고 있다”고 마음속으로 말하기 또는 “나는 연결되어 있다”라는 문장 반복하기
- 들숨에선 발끝에서 머리까지 기운을 끌어올리고, 날숨에선 머리부터 발바닥까지 힘을 내려보내기
4. 걷기의 마무리 전 정지해서 양팔을 내리고, 발로 바닥을 꾹 눌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