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몸의 긴장 풀기: 어깨, 턱, 발끝까지 내 몸을 스캔하며 걷기
평소보다 이른 오전 5시, 일어나는 것도 버거운 시간이었지만
가볍게 바람이 부는 잔디길을 찾아 나섰다.
몸은 아직 덜 깨어 있었고, 특히 어깨가 으쓱 올라가 있었다.
손은 주먹을 쥐고 있었고, 턱은 꽉 다물려 있었으며
걸음을 시작하는데 무릎이 잘 굽혀지지 않았다.
이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나는 얼마나 힘을 주고 살고 있는 걸까?”
그래서 오늘의 걷기는 ‘긴장 풀기’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걷는 도중에, 몸 구석구석을 하나씩 관찰하면서
의식적으로 힘을 빼는 걷기명상을 실천해본 것이다.
처음에는 어디가 굳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조용히 발걸음을 떼며 걷다 보니,
몸이 자꾸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어깨가 으쓱 올라와 있다
양손은 무언가를 움켜쥐듯 말려 있다
턱은 꽉 닫혀 있고, 양 미간은 찌푸려져 있다
엉덩이와 종아리는 ‘기본적으로’ 긴장하고 있다
이 신호들을 놓치지 않고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어깨에 힘을 뺀다’고 되뇌이며 계속 걷자 어느 틈인지 스르르 내려왔고
‘손의 힘을 빼도 된다’ 생각하며, 손가락을 가볍게 폈다
입술은 다물었어도 양 어금니는 살짝 벌려 턱도 최대한 부드럽게 했다.
그리고 나니 발은 땅에 더 안정적으로 닿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내 몸이 나를 긴장시키는 게 아니라,
내가 몸에게 늘 명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종종 ‘긴장한 몸’을
‘일 잘하는 사람의 자세’처럼 오해한다.
하지만 몸이 오래도록 굳어 있는 상태는
감정의 흐름을 막고, 생각을 경직시킨다.
걷는 도중 의식적으로 힘을 빼는 순간
마음까지도 부드러워지는 변화가 있었다.
걱정, 불안, 분노 같은 감정이
‘몸에 걸려’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몸의 문을 열면 마음도 풀린다는 말이다.
“몸이 풀려야 삶이 흐른다.”
오늘 이 문장이 내게 스며들었다.
몸은 지시를 기다리는 부속이 아니라,
삶의 흐름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살아있는 존재다.
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내려놓는 용기’를 걸음마다 실천해야 할 시간이다.
1. 시작하기 전 전신 스캔
살짝 실눈을 뜬 채 걸으며,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순차적으로 몸을 스캔한다
정수리→ 이마 → 턱 → 어깨 → 손 → 복부 → 골반 → 허벅지 → 종아리 → 발목
각 부위마다 ‘힘을 뺀다’는 내면의 말을 반복
2. 걷는 동안에도 이완을 유지
어깨에 힘이 들어오면 인지하고 ‘내려놓기’
자연스레 손을 펴고, 턱도 부드럽게하며, 걷는 도중에도 ‘지금 어디가 힘이 들어가 있나’를 살핀다
3. 몸의 이완을 느끼며 호흡과 연결하기
들숨: “내 몸을 느낀다”
날숨: “힘을 뺀다” 또는 “내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