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머릿속 라디오 끄기: 자동으로 반복되는 생각을 알아차린다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나는 깨달았다.
내 머릿속에서 아무도 시키지 않은 대화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는 걸.
“왜 그때 그렇게밖에 말 못 했지?”
“이거 끝나고 뭘 해야 하지?”
“나는 왜 늘 부족할까?”
“아 맞다, 어제 그 인간 진짜 별로였어…”
어떤 날은 자기비판,
어떤 날은 과거 회상,
또 어떤 날은 끝없는 계획과 리스트.
이건 마치
자동 재생 모드에 걸린 라디오 방송 (아니면 옛날 카세트테잎?) 같았다.
내가 틀지도 않았는데,
계속해서 같은 주파수가 반복되는 느낌.
그래서 오늘 걷기는 이렇게 시작했다.
“이 머릿속 라디오를 끌 수 있을까?”
“최소한 채널을 바꿔보는 것부터.”
걸음을 옮기면서
내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되는 ‘문장’을 인식해보기로 했다.
• “나는 왜 항상…”
• “또 실수하면 어쩌지?”
• “이건 무조건 잘해야 해.”
• “지금 이걸로 괜찮은 걸까?”
그 문장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 내 마음을 흔들었지만
그동안 그게 내 생각인지조차 몰랐다.
알아차리는 순간,
그 생각은 ‘절대 진실’이 아니라
단지 익숙한 소음일 뿐이라는 것을 느꼈다.
걷기명상은
그 자동 재생의 반복문에서 잠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머릿속 라디오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지만
그 이야기 대부분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것이거나,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패턴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에 발을 딛고 있는 존재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그 이야기 속 세계와는 다르다.
“나는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생각은 나의 명령 없이 재생되고 있다.”
“나는 지금 라디오를 잠시 꺼본다.”
그 말과 함께
걸음을 더 깊이 느끼자,
머릿속 소음이 배경음처럼 멀어졌다.
나는 비로소
나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머릿속의 소리는 내가 튼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 소리를 듣지 않을 자유는 나에게 있다.
오늘의 걷기에서
난 한 걸음 떨어져
생각을 바라보는 자신을 만났다.
1. 나를 따라다니는 자동 생각 인식
- 자주 떠오르는 말 1~2개 떠올리기. 예: “나는 왜 이럴까?”, “괜찮을까?”, “또 실수하면…”
2. 걷는 동안 반복문장을 들을 때마다 ‘관찰’하기
- “지금 라디오가 켜졌네”라고 되뇌기
- 채널 이름 붙이기: “불안 채널”, “후회 채널”, “완벽주의 방송국”
3. 생각을 멈추지 말고, ‘거리 두기’ 연습
- “이건 또 같은 소리야”
- “지금 이건 현실이 아니라 패턴일 뿐”
4. 채널을 바꾸는 대신 감각 채널로 전환
- 발바닥 느낌, 들숨/날숨, 주변 소리로 주의 돌리기
- “지금 여기가 진짜야” 되뇌기
5. 마무리: 오늘 반복된 생각에 대해 평가하지 말고, 이름 붙여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