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는 일, 하는 생각, 하는 말에 거의 모든 에너지를 쏟고 신경을 집중한다. 어쩌면 인생은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마음, 하지 않는 말에 진면목이 있는지도 모른다.”
(림태주 지음,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웅진지식하우스, 2021, 74쪽)
며칠 전, 내가 내뱉은 말이 아내의 마음 한 귀퉁이에 생채기를 냈다.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 아니었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했는데, 그렇게 됐다.
상처가 될지 몰랐다. 내 마음을 알게 하는 게 좋겠거니 싶었다. 작가의 문장을 앞서 마주했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생각이 짧았다.
온 마음을 내어 아내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다행히 넓은 아량으로 품어줬다. 엎질러진 물이었지만, 앞으로라도 ‘하지 않음’(無爲)의 지혜가 내 마음에 새겨지도록 이어지는 작가의 문장을 꾹꾹 눌러 읽고 또 읽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무엇을 하는 만큼, 싫어하는 무엇을 하지 않는 것. 그 깊은 마음은 사랑을 그윽하게 만든다.” (같은 책, 74쪽)
ⓒ 정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