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 카페에 갔다가 우산이 바뀌었다. 카페에 도착하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나는 점원에게 CCTV를 확인할 수 있는지 물었고, 녹화된 영상을 보여주며 점원은 말했다. “당신의 우산은 여전히 우산 통에 꽂혀 있다.” 나는 영상을 통해 내가 우산 통에 장대 우산을 꽂는 장면과, 그 뒤 우산 통을 건드리거나 카페 밖으로 나간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우산 통에 있는 우산은 원래 내 우산이 아니었으므로 점원에게 나는 묻게 된다. “바뀐 게 우산이 아니라 나였나요?” 원래 내 장대 우산의 손잡이는 갈색의 고리 모양이다. 영상 속 내가 우산 통에 넣은 우산 손잡이는 검은색의 원기둥 모양이며, 우산 통에 꽂힌 장대 우산의 외형은 영상 속 내가 우산 통에 넣은 장대 우산의 외형과 같다. 바뀐 우산을 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사람은 바뀐 우산이 바뀌기 전의 우산보다 좋은 우산이냐고 내게 물었다. 크기도 모양도 비슷해 잘 모르겠다고. 아니, 애당초 비슷하니까 바뀔 수도 있던 게 아니겠냐고 내가 대답했을 때, 빗방울 하나가 툭 정수리에 떨어졌다. 우산이 바뀌지 않았을 땐 맞아본 적 없는 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