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지내고 있다. 낮에는. 밤에는 누군가 창살로 내 목을 꿰뚫기 위해 창살 사이로 나를 훔쳐보고 있는 것만 같다. 밤에는 나를 보러왔던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내게 사람은 본 것과 보이는 것을 구분해주는 매개체다.
나는 사냥 당한
사자다
그러나 내가 정말 사자라면 이런 걸 말하고 있을 리 없지. 한다고 해도 네가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아니면 너도 사자든가. 그러나 너는 너무
사람이고
내가 그걸 알고
그걸 아는 나는
너를 흉내 내며. 마치, 나에게도 무기라는 게 있고, 그걸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듯 군다. 가령
투명하지만
깨끗하지는 않은
물이 바닥에 고여 있다면
나는 물을
마시는 일을 좋아한다 뜯어서 당기듯이
먹는 일을 좋아한다
먹는 것
그것은 내게 먹히는 대상을 내가 관리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없지. 내가 관리할 수 있는 일 같은 거. 없다는 거, 알지만. 나는 입안에서
우물거린다
우물우물. 새까만. 빛 하나 없이 깜깜한 우물 안을 들여다보며. 무섭다고 생각한다. 무섭다고, 중얼거리며 씹고 또 씹다가
더는 먹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삼키면서. 무척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던 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