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을 받았다
신탁을 받았으니
나는 예언자구나
신탁을 들고 광장에 갔다 사람들이 원으로 둘러서 있었다 그중에는 너도 있고 로라도 있다 머리를 조아리며
한 장씩
종이를 들고 예언을 낭독한다 혼자 있기 싫으니까 나도 낭독이나 할까 너와 로라 사이에 껴서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될 거고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아질 것이다
신탁을 읽자,
왜 종이에 적힌 것과 다르게 읽었지?
로라가 다그치며
종이를 고쳐 내 손에 쥐여준다
거꾸로
이 종이는 거꾸로 들고 읽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서러워질 거라며
이러니까 잘 못 읽겠는데?
내가 중얼거리자
머리를 들고 네가 말한다
목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