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의 귀가 시간
저녁 7시 30분
낮에는 어린이집
오후에는 태권도 학원으로 마무리되는 일정은
가끔은 엄마의 퇴근시간에 따라 달라지곤 한다.
재택근무를 하다가 이곳 김포로 이사를 왔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출근하는 오피스데이는 크게 지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가끔 서울 나들이하러 나간다는 착각까지 일으켰을 정도니까.
코로나의 종식과 함께 연말 바빠진 회사의 업무로 인해 조용하던 우리 일상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글 한 줄 쓰면서 책 한 권 읽으며 오갔던 버스는 정체가 점점 길어지더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려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비좁은 태권도 학원 문 한편에 웅크리며 형 누나들의 길을 방해하지 않으려 눈치를 보곤 했던 아이의 얼굴이 생각났다. 차는 계속 막히는 것 같고 그 이유는 알 길이 없던 나는 태권도 관장님에 연신 조금 더 늦을 것 같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적으로 하고 있었다.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거북이처럼 느린 버스가 어느새 집 근처 학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어둑어둑한 어둠이 동네를 집어삼킨 뒤였다. 달그락 거리는 무거운 노트북을 등에 메고 헐레벌떡 신호등을 건너 도착했을 때 아이의 얼굴은 이미 서운함과 그리움으로 얼룩져 있었다.
근처 아무 식당으로 들어가 김밥과 국수를 시켰다.
배고프다며 물도 마시지 않고 연신 숟가락질을 하는 아이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일하는 엄마로 능력 있는 엄마로 누구보다 널 빛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작아지고 또 작아지는 순간이었다.
그때 아이가 말한다.
'나는 괜찮아 엄마. 근데 엄마가 보고 싶었어.'
미워보다 괜찮아라는 말을 더 많이 하는 아이.
힘들었냐며 고사리 손으로 어깨를 주물러 주는 아이.
이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늘 고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