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너한테만
아이가 밀크티를 한지도 어느덧 2년 여가 다 되어간다.
요즘은 세상이 정말 좋아졌다. 교과서로 학습했던 과거와 달리 내 아이를 통해본 교육의 현재는 너무나 달라졌다.
펜이 없어도 학습하고 작은 기계에 수만 권의 책들이 들어가 있는 학습 플랫폼이라니. 과연 이 많은 학습 콘텐츠를 다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행복한 투정까지 부리니 말이다.
문제를 틀리면 오답노트가 나타나 한번 더 풀게 해 주고,
매 풀이 과정마다 선생님들이 등장한다.
'맙소사, 내가 생각했던 선생님의 모습이 아니네?'
선생님이라기보다 유튜브에서 본 유튜버 같았다.
그 누구라도 집중시킬 만큼 하이톤의 발랄하고 예쁜 선생님들이 등장한다. 주변을 청소하던 나마저 이내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시선이 꽂힌다.
늘 아는 내용이라며 빨리 감기를 하던 아이가 웬일인지 오늘은 조용히 경청한다.
' 오, 오늘 너 좀 대견한데?
이따 끝나면 칭찬 좀 해줘야겠어!'
라고 마음먹고 있는데 아이가 말한다.
" 엄마, 이 누나 예뻐. 엄마보다 예뻐. "
" 뭐라고?!"
순간 정적이 흘렀다.
잠깐의 정적을 뒤로하고 나 역시 카랑카랑하게 받아쳤다.
" 뭐라고? 다시 말해봐~ 엄마가 예뻐 이 누나가 예뻐?"
" 음... 이 누나가 조금 더 예뻐. "
" 너 언제는 엄마가 제일 예쁘다며?! "
이럴 수가. 알면서도 질투가 난다는 게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이었던가. 늘 우리 엄마가 제일 예쁘다며 커서 엄마랑 결혼하겠다며 스위트하게 말하며 안기는 내 8살 꼬맹이가 갑자기 저런 말을 하다니...
처음엔 나도 살짝 장난이었는데...
너 벌써부터 이러기야? 하는 서운한 마음과
그래도 아직은 엄마 최고야 해줘. 하는 아쉬운 마음이 합쳐져 이내 질투가 났다. 유치하지만 진심으로 서운했다.
짝사랑의 경험이 많지 않은 내게 예상치 못한 시련이다.
그 펀치가 꽤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