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는 게 아쉬워

엄마는 하루가 너무 길구나

by 메이쩡


" 엄마, 나 하루가 지나는 게 아쉬워.

조금 더 놀아주면 안 돼? "


요즘 아이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이다.

처음엔 막연히 웃으며 넘겼는데 며칠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아이의 눈을 보면서 문득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학교, 학원, 돌봄 수업을 바삐 오가며 나름 바쁜 초등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지만 역시 아이는 아이인지라 에너지가 남다르다. 이와 다르게 이미 녹초가 되어 집으로 입성한 엄마. 아이는 이런 엄마를 붙잡고 엄마와 못다 한 이야기, 놀이를 하기 위해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내 곁에 바싹 붙어 앉는다.


그 마음도 너무 잘 알겠고,

정말이지 그렇게 해주고 싶은데 요즘은 체력이 달리는지 자주 피곤하고 하품이 난다.

띠리링 울리는 휴대폰 카톡 소리에 응답이라도 하려 치면

아이는 내심 서운한 눈으로 엄마를 응시한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 돌봄 교실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

' 아이 학원 수업 시간표는 어떻게 짜지? '

' 아직 학원에 다니지 않으니 저녁에 아이와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지? '

초조와 걱정의 시간을 보냈는데 무언가 정해 지고 차츰 적응이 되더니 이젠 자연스럽게 그 긴장의 끈이 풀려버렸나 보다.


나에겐 이 저녁 시간이 고된 하루를 정리하는 쉼으로 느껴졌는데 이 아이에겐 가족과 함께 하는 또 다른 시작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엄마가 최고라며 자기 전까지 계속해서 종알대는 아이.

가까운 미래에 곧 혼자만의 시간을 더 좋아할 아이의 얼굴이 문득 겹쳐 보이더니 문득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물론 이 역시 거부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있을 때 잘해라는 만고불변의 말처럼 아직은 너의 하늘이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부자는 어떻게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