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은 질문

너의 세상을 지켜주고 싶어

부모의 다짐

by 메이쩡


문득 오늘 집을 나서는 너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잊히지가 않아. 언제 저렇게 컸을까 하는 기분 좋은 뿌듯함과 뭔지 모를 아쉬움이 오묘하게 뒤섞여있어.


늘 내가 감싸주고 보호해줘야 할 것 같은 너였는데 어느덧 엄마의 어깨를 주물러주기까지 하다니. 조막만 한 손이라도 제법 힘이 들어가 단단하게 느껴지더니 간지럽기보다 정말로 시원함이 느껴져서 조금은 놀랐어.


불과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엄마가 제일 좋다고 말하던 너였는데 지금은 엄마 아빠 둘 다 좋다고 말하는 너.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는 반응임에도 지금 엄마와 아빠가 잠시 거리를 두기로 해서 그런지 되려 아무렇지 않은 말을 해석하고 추측하게 되네.


너에겐 우리의 낯선 공기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데 혹시 조금이라도 새어 나왔을까. 그래서 너의 작은 마음에 그 틈을 메우려고 하는 걸까. 너의 작은 말과 행동을 보면서 혹시 모를 걱정들을 하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네.


그래도 아들아 이것만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엄마와 아빠는 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설사 엄마와 아빠의 줄이 끊어지더라도 너와는 더 단단한 줄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야. 아직은 너의 세상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투성이겠지만 지금은 이를 이해시키는 것보다 너의 세상을 깨지 않는 것을 선택했어. 너의 세상엔 우리 가족 모두가 주인공이니까.


아들이 보기엔 엄마는 늘 슈퍼우먼이지? 일도 집안일도 그리고 육아도 다 해내는 것처럼 보이지? 사실 엄마도 힘들 때가 많아. 하지만 세상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지키고 싶은 게 있으면 없던 힘도 솟아나거든. 엄마한테는 바로 네가 그런 존재였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오히려 너의 존재로 인해 배우고 쌓여가는 게 참 많다고 느껴.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때면 오히려 엄마가 더 행복하고 기운이 났으니까. 너의 반응이 어쨌든 상관없이 이런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너란 존재 자체가 기쁨이었지.


이렇게 사랑하는 너의 세상을 동화처럼 지켜주고 싶었어. 엄마의 마음이 조금은 힘들더라도 너만 행복할 수 있다면 말이야. 너에게 있어 어떤 결핍 따윈 없게 그저 그 나이의 아이답게 그렇게 컸으면 하고 바랄 뿐이야.


그건 여전히 같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우리가 너를 사랑하는 그 마음은 너무 단단해서 우리조차 깰 수 없어. 그렇게 온마음을 다해 너의 세상에 진실된 주인공으로 등장할 수 있게 엄마 아빠도 최선을 다할게.


부디 너의 세상에 균열이 가지 않기를. 그 균열을 일으키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엄마 아빠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해 볼게.


사랑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최강록 vs 임성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