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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루 May 20. 2022

거기서 멈춰도 괜찮아!


바다가 보이는

푸른 언덕을 꿈꿨을지 모른다.

아니면 하얀 울타리가 쳐져있는

예쁜 집의 정원에

내려앉고 싶었을지도 모르고,

아주 아주 먼 이국을 꿈꾸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도시 변두리의

허름한 계단 가장자리.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언제 흩어질지 모르는 한 줌의

흙을 그러모아 왜 그곳에 앉았니?

거긴 바람 한 번 불면

뿌리째 흔들릴 곳인데...


...


그렇지만

거기서 멈춰도 괜찮아!

위태롭지만 평안하고 굳건해 보여.


행복한 삶이란

그림을 보고 갖는 느낌처럼

주관적인 것이니, 짜인 틀도

명쾌한 해답도 없고

본능은 같으나 꿈이 다르고

꿈이 다르니 가는 길도 다른 거야.


그러니 너처럼

가다가 주저앉더라도

가지 않은 것만 못한 것은 아닌 거야.


내가 내딛는 길이 평탄한

험한 길인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스스로의 걸음으로 걷고 있는가가

중요해.

내 힘으로 걷다 보면

우리가 정답이라고 믿고 있는

굳건한 성벽은 깨어지고,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는 없을 테지.

걸었던 그 시간만큼은

오롯이 내 두 발로 나를 확인한

의지의 시간이었으니까.


그러고 보면, 시간은

삶을 연마해 우리의 인생을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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