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과 실리 사이의 괴리감
2009년 12월, 재직 중이었던 회사는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시장 상황, 경영층의 오판, 노조 이기심 등은 경영 실적응 극도로 악화 시켰다. 회사 부채율은 불기둥처럼 치솟앗다.
파업은 빈번했다. 새로 재임한 회사 리더는 700여 명 해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영층과 생산직 노조 간 충돌은 극에 달했다. 연일 뉴스에 회사 이름이 오르내렸다.
당시 눈에 들어오던 책이 있었다. 한국 전기초자 서두칠 사장님이 지은 "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라는 책이다.
한국 전기초자는 TV 브라운관용 유리 재료를 만들던 곳이다. 97년 부채율은 1100% 넘어서고,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상태였다.
서두칠 사장은 근무지를 생산공장이 있는 구미로 옮겨 전사적 체질 개선을 주도한다. 그 결과, 취임 2년 만에 영업이익률 30%를 달성했다.
책에 기록되어 있는 모든 글자 하나하나 흥미로웠다. 특히, 저자 서두칠 사장의 헌신이 눈에 띄었다. 노조로부터 신임도 얻게 된다. 사람의 마음 움직이고, 결론적으로 품질, 개발, 영업, 생산 등 모든 영역에서 발전이 있었다.
그 직후 필자를 사로잡은 또 다른 책이 있었다. 김훈 선생님께서 지은 "칼의 노래"였다.
역사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지만, 임진왜란 당시 숨결과 호흡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당시 조선 이순신의 상황은 처참했다. 흉년으로 인한 식량 부족, 사기를 잃은 군사들, 군량미를 빼돌려 무인도로 탈출하는 병사, 장군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선조가 이순신 장군 육체 및 영혼을 괴롭혔다.
이뿐만 아니었다. 백의종군 이후 복귀했을 때, 전함은 모두 박살 나서, 13척만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고통에서도, 이순신 장군은 명량에서 133척의 왜군에 맞서 대승을 얻게 된다.
4회째 책을 다시 읽어보니, 이러한 전쟁에서 승리보다, 다른 부분이 눈에 띄었다. 왜군은 이순신 장군 집인 충남 아산으로 쳐들어가 아들 '이면'을 살해했다는 내용이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비리 공무원 최익현 (최민식)은 건달 최형배 (하정우)를 만난다.
최익현은 건달 세력과 결탁하여 각종 사업권을 따낸다. 경제적 상황도 넉넉해진다. 인물 최익현은 다양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특히 필자 눈을 끌은 것은 최익현의 '관계를 맺는 능력'과 '비굴한 끈기'이다. 다양한 인간관계에 호소하고, 아주 비열한 정도의 끈기로 그의 사업을 유지한다.
영화에서 최익현은 사업 파트너였던 최형배를 경찰에 넘긴다. 훗날 최익현은 충분한 재력가로 성장했고, 그의 아들은 대한민국 검사가 된다.
최익현의 생각은 비열했다. 그러나, 그의 가족은 평안한 삶을 살게 된다.
정의감에 불타올랐던 서두칠 사장은 한국 전기초자를 3년 만에 정상화시킨다. 그러나, 후에 대주주인 아사히 글라스와 갈등으로 퇴임하게 된다.
이순신 장군은 많은 전쟁에서 승리를 했다. 안타깝게 이순신 장군 그 자신도, 노량해전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그의 가족도 전쟁에 희생되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게 된다. 문득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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