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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영 Sep 23. 2024

12주 만에 왕초보도 작가되는 글쓰기

3강. 책 속에 길이 있다 - ②

내 경험과 연관된 사물을 책 속에서 찾기     


  이어령의 『우리 문화 박물지』에는 우리 조상들이 남겨 놓은 63가지 생활용품이 글과 사진으로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특유의 글솜씨로 물건들의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뛰어넘어 상징과 은유로 펼쳐 보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은 사물에 내재한 형상을 표현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예술에 부합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사연과 연계해 글쓰기를 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렇게 책 속에서 사물을 찾아보는 습관은 탐구력을 길러주고 몰입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책 읽고 감정 단어 적어보기     


  권자경의 그림책 『가시소년』의 주인공은 말할 때마다 뾰족한 가시가 쏟아져 나오는 어린이입니다. 가시소년의 솔직한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싶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원하지만,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거칠게 자기 방어에만 급급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혼자가 되는 경험을 한 뒤에, 가시를 없애기 위해 용기를 냅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깝다, 화가 나다, 다행스럽다, 따뜻하다 등의 감정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감정 단어와 관련된 경험을 적어보면, 내 마음을 치유하는 글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책 속 낱말 5개, 10개, 20개나 그림 장면을 선택해 글쓰기  

   

  제가 글쓰기 강의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글쓰기가 어렵다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도 재미있게 쓸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경험한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학생, 무엇을 쓸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반응이 시큰둥한 학생들도 주어진 낱말이나 그림을 이용하면 글을 쉽게 씁니다. 


  성인 글쓰기 강좌에서는 처음 접하는 낱말을 골라 글을 써보라고 권해 드리기도 합니다. 글쓰기에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어휘입니다. 어휘력이 풍부해야 책을 읽을 때 이해를 잘할 수 있고,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의 내용에 적확한 낱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독해력도 향상되고 글쓰기에 자신감도 붙습니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같은 낱말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글이 자칫 밋밋해질 수 있습니다. 글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어휘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독서를 권장합니다. 


책 속 등장인물과 비슷한 경험 쓰기    

 

  우리네 삶은 자로 줄을 긋듯 곧은 직선일 수만은 없습니다. 곡선, 지그재그, 삐뚤빼뚤한 선 등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내가 계획한 일만 일어나지도 않지요. 


  만약, 책 속 인물이 불행을 경험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다양한 경로의 사건을 접하면서 슬픔과 고통을 이겨내려고 고군분투하는 장면을 내가 읽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와 비슷한 내 경험이 있다면 글로 써보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주인공의 엉망인 모습을 통해 나의 약점과 내 상황을 돌이켜 보고, 두려움, 막막함, 나약함이 나만 겪는 최악의 아픔이 아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나와 비슷한 인생을 누군가가 살고 있다는 점을 내가 깨닫는 순간, 앞으로 살아갈 힘과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글쓰기로 이어진다면, 내 마음의 닫힌 문을 여는 열쇠를 손에 쥐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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