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강. 책 속에 길이 있다 - ③
필사하기
글을 쓰다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사유가 깊은 문장을 쓰고 싶은데 생각이 더 이상 뻗어나가지 않거나, 적재적소에 알맞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순간이면 가슴까지 답답합니다. 노트북을 뚫어지게 쳐다본들, 문장이나 단어가 쉽게 내 눈앞에 짠! 나타날 리가 없습니다.
그럴 때 저는 공책을 꺼내 필사를 합니다. 필사는 책을 통째로 할 때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나 인상 깊은 대목을 씁니다. 저는 필사하면서 표현이 탁월한 문장이나 단어는 제 글을 쓸 때 도움받기 위해, 공책의 여백에 활용하는 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예술은 모방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나 패러디만 한다면 예술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거기에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이나 문체를 덧씌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완전히 나의 색을 입혀야만 진정한 예술이겠지요.
글쓰기를 향상시키는데 유용
필사의 과정을 보면 글쓰기에 꼭 필요한 읽기, 텍스트 분석하기, 쓰기, 암송하기 등의 일련의 과정을 모두 포함해 연습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문장을 소리 내어 필사
오감을 이용해 공부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하지요? 필사도 텍스트를 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 귀에도 자극을 줄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독서(읽기)를 정확하고 세심하게 할 수 있다는 점
+
글 전체의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향상됨
표현력 및 맞춤법과 문법의 향상
잘 쓰인 글의 표현방식, 고급 어휘를 배울 수 있습니다. 관용적 표현과 문체들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내가 사용하지 않거나 모르던 글의 표현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또 나의 글에 이러한 표현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작가들이 맞춤법과 문법에 따라 작성한 책을 보면서 문법이 향상됩니다.
글쓰기 응용력과 창의력의 향상
인내심을 발휘해 꾸준히 필사해 보세요.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 글의 구조나 다양한 어휘는 자신의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줍니다.
필사에 앞서 꼭 필사할 글을 꼼꼼히 읽어야 하는가?
필사에 앞서 꼭 필사할 글을 꼼꼼히 읽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꼭’ 이라는 단어에 딴지를 걸고 싶네요. 저는 동시나 시, 시조, 신문의 사설이나 고전 문학과 같은 글은 베껴 쓸 때 굳이 읽고 난 뒤에 필사하지 않아도 가슴에 울림이 남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필사하기 좋은 책이 있나요?
필사를 하려면 성실해야 합니다.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오래 하려면 내가 즐거워야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으로 필사해 보세요.
저처럼 글을 쓰다가 막혔을 때, 글감은 있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때, 적확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필사를 하려고 마음먹으셨나요?
그럴 때는 내가 쓰고자 하는 ‘주제’와 연계된 책을 필사해 보세요. 제 경험으로 비춰볼 때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내 글에 적용해 볼만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필사하는 그 순간, 떠오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