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

Mata Attila 의 <desire>

by 램즈이어

고명한 학자님이 무의식이라고 이름 붙여준

깊고 안전한 은신처에서

어느 화가님이 살살 꼬셔 데려왔구나

인기 있는 현대 미술 전시실

사람들이 들어서자마자 마주치는 곳

도망갈 데라곤 없다


현세에 갑자기 당도한

원시인처럼

서야 할지 앉아야 할지

엉거주춤한 자세

놀람과 고민, 당황함의 눈빛

상황판단이라고는 전혀 못해

세련됨이나 나이스함과는

웬수를 지고

투박하고 거친 차림새에

감춰진 열의(熱意)

삐죽 보이니

뭔 일을 저지를 것처럼

위태위태하다

떼쓰는 울보

막무가내 중 2 보다

더 난감한 너지만


촌스러운 붉은 립스틱의

헤벨레해진 입술에

엉뚱한 꿈이 서린 모습

웬일인지 사랑스러워

헤어지자고 할 수가 없는


너의 이름은?

또 다른 나

램즈이어 아닌

“욕망(des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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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헝가리 국립미술관 4층 현대 미술가 전시실에서 이 작품을 마주치고 이상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제목이 <desire>인 것을 읽고 나니 더 많은 느낌들이 몽글거렸는데, 글로는 단순하게 마무리 돼버리지만 할 수 없습니다.


Mata Attila <Desire> 1987 painted wood, 헝가리 국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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