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생인 나와 같은 사람을신중년이라고 하더라. 종래의 중년이란 단어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세대란 뜻에서 '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무엇이 우리를 새로운 중년으로 개념 짓는 것일까?
내돈내산 여행을 즐기는 첫 세대
적어도 여행에 관한 한, 자식들이 보내주는 효도관광은 우리에게 가당치도 않다. 자식들을 앞장 세워 졸졸 따라다니는 가족 해외여행 또한 성에 차지 않는다. 내가 내 돈으로내 맘대로 다니면 되는데 굳이? 왜?
경제력과 건강과자신감을 바탕으로 스스로 계획해서 활발히 움직이는 나와 같은사람을 '신중년' 혹은 '액티브 시니어'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은퇴 후 여행을 즐기는 중년들을 '시니어 노마드'라고 한다.
우리를 전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고도 경제 성장기에 기여했고 동시에 수혜자다. 우리 세대가 여행사에서 가장 구매력 큰 세대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해외에 나가보면 시니어 부부 둘, 또는 친구들끼리 다니는 중년들을 너무 흔하게 만나게 된다. 아마도 우리는 내 돈으로 스스로 '여행을 만들어 다니거나 여행을 구매해 다니는' 첫 시니어 세대가 될 것이다.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은 중년들
아이들 키우고 살다 보니 어느새 중년이 되었다. 아이들이 자란 만큼 내가 나이 드는 건 예상하지 못했고 아직도 '시니어'란 단어가 낯설기만 하다. 직장 생활하느라 부모님과 가족을 돌보느라 못해본 것, 늘 아쉬웠던 게 있다면, 그건해외여행이었다. 마흔 넘어 다니기 시작한 몇 차례의 짧은 여행은 늘 감질났다.
우리에게 이제 시간이 생겼다. 돈은 늘 충분치 않은 법. 시간을 많이 들이면 돈은 별로 들지 않는 게 여행의 법칙이다. 문제는 우리 시니어들이 자유롭게 해외를 누비고 다닐 수 있을까다.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 온 세상이 우리 시니어들의 여행을 도와준다. 인터넷으로 길도 알려주고 번역기가 말 안 통하는 어려움도 도와준다.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에는 웬 오지라퍼들이 이리도 많은지온갖 질문에 마치 자신의 일처럼 세세히 답해준다.
모바일 활용 능력과 인터넷 활용 능력 세계 제일의 우리가 아닌가. 금융 거래와 인터넷쇼핑등 스마트폰으로 한국에서 일상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이라면 해외 자유여행도 얼마든지 한다.
지칠 때까지 질릴 때까지
그래도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호기심이 크면 두려움을 이긴다. 나를 믿고 한번 저질러보자. 나이는 결코 헛먹지 않았다. 내 나이만큼 나도 모르게 삶의 내공이 생겼고, 그 내공이 나도 모르게, 낯선 외국 땅에서 발현될 수도 있다. 여행이란 게 본질은 삶이요, '삶의 약간의 변형'이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지칠 때까지 질릴 때까지 여행을 다녀보려고 한다. 지친다는 말은 체력과 건강이 안 된다는 뜻이고 질린다는 것은 더 이상 호기심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호기심이 있는 한' 나의 짐싸기는 계속될 것이다.
이 글이 자기충족적 예언이 되었나? 내가 이렇게나 빨리 짐을 다시 싸게 될 줄 몰랐다. 이번엔 40여일간 유랑 다녀옵니다^^
이 글이 자유 여행을 부추기는 글이 되기를 바란다. 여행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나와 같은 중년 세대에게, 혹은 은퇴 후 긴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글을 맺는다. 사라질 때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 첨언이 많아지는 순간 꼰대 소릴 들을지도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