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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e Mayfeng Nov 17. 2019

더 많이 줄수록, 더 많이 살게 된다

The more you give, the more you live.





The more you give, the more you live.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여행을 준비하고 있던 어느 가을 날, Y가 녹음 메시지를 보내왔다. 



쥴리. 약속대로 오늘 너에게 메시지를 보내. 아무래도 글로 적는 것보다 이렇게 말로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이틀 전에 불교 수련 가기 전에 글로 썼는데, 아무래도 별로 쓸 데 없는 것들도 있는 것 같아서 녹음을 바로 할게. 



알다시피 내 여행은 1년 반의 모험이었어. 15개월간 12개국을 여행했어. 터키에서 시작해서, 이탈리아, 세르비아, 헝가리,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 프랑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 모로코 그리고 슬로바키아. 2015년엔가, 문득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직업도 있고, 뭔가 다 가지고 있는데 텅 빈 기분. 뭘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 할지. 그 때 내 친구가 터키를 여행하고 있었는데 메시지를 보내 왔어. 여행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고, 어디를 갔고, 무엇을 보았고…… 



나도 떠나야겠다고 결심을 했어. 처음에는 새장을 떠난 새가 된 듯 자유를 느꼈어. 모험을 했지. 히치하이킹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교감도 나누고. 그런데 세르비아에 갔을 때부터는 에너지 넘치는 여행을 계속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어. 슬플 때도 있으니까. 그때부터는 여행의 색깔이 조금 달라졌어. 철학적이라고 해야하나? 단지 즐기는 것에서 행복을 느낄 수 없었어. 그때부터 공감의 여행을 하게 되었고, 거기서 여행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어. 



여행을 하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 어떤 이들은 기억 속에서 사라졌는데, 어떤 이들은 문득 문득 떠오르더라구. 어떤 사람들인가 하니, 나를 아무 이유 없이 도와준 사람들이었어. 돌아오는 것을 바라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사람들. 이탈리아에 갔을 때 히치하이킹을 한 적이 있어. 한 운전수가 웃으면서 나를 태워줬는데 알고 보니 아내와 몇 년 전에 사별하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였어. 또 한번은, 차를 세웠는데 멈추더니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타라고 했어. 조금 후에 차에 탔을 때, 나는 그가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 그런데 들을 수는 있었어. 아이가 몇 명 있는지 물었더니 손가락으로 대답을 했고, 또 그가 ‘우리 부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하며 손가락으로 표현을 하는데 정말 기분이 묘했어. 어느 작은 도시에 도착해서 그의 집에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아이와 부인을 만났어. 그런데 그들 모두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었어. 하지만 그들은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어. 뭐라 할까? 이루 말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을 느꼈어. 또 한번은, 역시나 이탈리아 얘긴데, 어느 현대적인 도시에 들렀을 때야. 어느 여자 호스트의 집에서 머물게 되었어. 그 집을 들어서자마자 문 하나를 보고 깜짝 놀랐어. 사람들의 사인들이 가득했거든. 어떤 나라 누구, 언제 왔다감, 이런 것들 말이야.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사실은 그 호스트가 암선고를 받은 환자였어. 의사는 5년 안에 눈이 보이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그래서 그녀는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게 되었대. 비록 자신은 조용히 죽어가지만, 다른 사람들을 도우는 일을 하기로 결심을 한 거였어. 



나는 그런 상황들을 마주하고, 내 자신이 많이 불완전하다는 걸 느꼈어. 내 영혼이 그들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것없이 느껴졌거든. 나는 언제나 삶으로부터 얻을 이익들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 여행을 통해 나를 더 깊숙이 들여다보게 된 것 같아.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모로코 해안가에 앉아서 그런 생각들을 많이 했어. 그래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돌아오자마자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하기로 한거야. 적어도 2년 정도는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자고. 책도 많이 읽고. 내 삶의 모토를 물었었지? 물론 나는 여전히 불완전한 사람이지만, 아마도 ‘컴패션(compassion, 연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의 거실 한쪽 벽에는 직접 쓴 글씨로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다. 








The more you give, the more you live.
더 많이 줄수록, 더 많이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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