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인생 강의

이진우 著

by 풍뎅이

한때 카카오톡 프사의 카피를 아모르파티(Amor Fati)로 설정해 둔 적이 있다. '운명을 사랑하라', 프리드리히 니체가 한 말이다. 이 말이 멋있기도 했고, 가슴에 왠지 깊게 와닿은 문구였다. 그런데 한 여가수가 '아모르파티'라는 노래를 불러 여기저기서 '아모르파티'가 난무하면서 이 문구를 카톡에서 내렸다.


니체가 말하는 '아모르파티'는 그냥 받아들이는 숙명적 운명이 아니다. 니체는 인간 존재 자체의 비극성을 인정했지만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인 삶의 주체가 될 것을 주문했다.


나는 '운명'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운명이라는 것은 인간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정해져 있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신의 섭리' 같은 것이다. 살아오면서 운명 같은 것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일을 운명으로 돌리면 이미 지난 일에 대해 반추하며 마음 쓸 일도 줄어든다. 그런데 니체가 말하는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의 의지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니체의 운명은 적극적이다.

나는 적잖은 삶을 살아오면서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직 명확한 결론을 갖고 있지 않다. 인간의 삶은 목적을 갖는 순간 살아가는 행위는 수단으로 전락한다는 생각도 있다. 나처럼 삶에 대한 목적이 불분명한 사람이 없는 삶의 목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희비극적이다. 니체도 삶의 무의미에 대해 '영원회귀' 사상을 통해 얘기했다.


"네가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산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별 차이가 없다. 네가 지금 아주 고귀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삶조차 과거에 무수히 반복되었던 삶 중 하나에 불과하다".. 허무주의의 극단적 형태다.

"설령 네가 다시 한번 삶을 살더라도 거기에는 새로운 것이란 없으며, 모든 고통과 쾌락, 모든 사상과 탄식, 네 삶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고 작은 모든 것이 네게 다시 찾아올 것이다"라고 말한다.


삶의 '영원회귀'란 고통스러운 면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영원회귀'를 받아들이는 순간 존재 자체의 실존을 긍정하게 되고 변화가 시작된다고 니체는 말한다. 비극적으로 바라보았던 세계가 다시 긍정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이 풍요로운 세계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영원회귀 사상의 핵심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자신의 삶을 실험해야 하는 운명을 안고 있다. 니체는 '우리 삶이 반복되더라도 다시 살고자 원할 수 있도록 그렇게 살아라'라고 강조한다. 자신의 삶 그 자체를 갖고자 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아모르파티'다.


어떤 책이나 마찬가지지만 내용을 쉽게 풀어쓰는 게 제일 어려운 법이다. 특히 철학서적은 그렇다. 이런 면에서 이진우 교수가 쓴 <니체의 인생 강의>는 니체 철학 입문서로 이만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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