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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수 Aug 18. 2021

세상에 나쁜 선택은 없다

그럼 무엇이 나쁜가

아직까지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재작년 애기 태어나기 전후로 '개는 훌륭하다'라는 프로를 즐겨봤다. 원체 개를 싫어하지만 강아지 훈련사가 소위 말하는 노답 강아지들을 평범한 개로 교화시키는 과정은 마치 짠 것마냥 신기했다. 이번엔 정말 안되겠다 싶은 강아지도 결국엔 각고의 노력 끝에 해답을 찾고 견주 그리고 세상과 상생의 길을 찾게 된다. 사실 이 프로를 최근까지 타 방송사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와 헷갈리며 참 이름 잘 지었다 속으로 생각했었다. 아마 '개훌륭' 제작진도 '나쁜개' 제목이 엄청나게 탐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갈려서 그런 게 아니라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제목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

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끊임 없는 선택에 익숙해져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당장 아침에 일어나 쉬를 먼저 할지 양치를 먼저 할지 세수를 먼저 할지 결정하는 것자체가 선택이며 고민이다. 이런 내재화된 고민을 포함하면 우리 뇌는 사실 선택을 위해 평생 혹사당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하여간 선택에 앞선 고민은 그만큼 우리 인생사 스트레스의 가장 커다란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고민이 스트레스인 이유는 자명하다. 어떤 것이 좋은 선택일지에 대한 기대 보다는 어떤 것이 나쁜 선택이 아닐지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이다. 취준생들이 내게 물어보는 질문들도 대개는 이러한 유형이다. A기업, B기업 중 어디를 가야 할까요, A직무, B직무 중 어디를 지원하는 게 좋을까요, A를 선택하면 평생 대기업으로 이직이 어렵나요. B직무를 선택하면 나중에 정리해고 당하지 않을까요.


난 대답을 하기에 앞서 늘 질문자에 대해 이러저러한 상황을 물어본다. 본인 성향은 어떤가요. 왜 두 선택안을 고르게 됐나요. A,B를 고르면 뭐가 걱정인지 등등. 아울러 내 대답은 정답이 아닌 개인적 의견이라는 말도 더한다. 조언은 선택에 도움을 주는 선이 적당하지 맹목적인 추종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조언해주는 사람이 인생을 책임져주진 않는다.


이렇게 질문자에게 역으로 더 많은 질문을 하는 이유는 결국 선택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본인에게 맞는 선택이냐 아니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보통 고민의 선택안을 모두 싫어하는 경우는 없다. 대개의 경우 본인의 선호와 타인의 선호가 섞여있게 마련이고. 본인 중심에서 선택하는 것이 후회가 적은 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후회는 늘 남탓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럼에도 선택한 결정에 회의가 드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열이면 열 선택의 시기로 돌아가 다른 선택안을 택할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허나 나는 시간을 돌려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해도 결국 똑같은 후회를 하게 되리라 믿는다. 잘못된 결과를 만드는 것은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선택 이후의 마음가짐, 노력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취업과 고시를 고민하는 친구가 후자인 고시를 선택해 계속해 낙방을 하게 된다면 취업을 선택하지 않은 선택의 잘못일까 공부 대신 술 마시고 연애하고 게임을 즐긴 탓일까. 영업지원 직무와 인사총무 직무를 고민한 친구가 입사 이후 직장상사와 마찰을 빚고 제대로 업무에 임하지 않아 낮은 실적을 올려 퇴사를 고민하는 것의 원흉은 무엇인가. 전자는 노력이요, 후자는 마음가짐의 문제일 것이다.


선택의 고민 중요하다. 허나 하느님 부처님이 정해준 정답을 고르는 과정, 즉 오답을 선택하면 내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기에 중요한 것이 아닌 그간 내가 살아온 인생, 내 성향에 미루어 나와 궁합이 더 잘 맞는 선택을 하는 데 의의가 있다. 선택의 역할은 여기까지이다. 이후의 인생을 결정짓는 것은 결정에 대한 믿음과 노력, 그리고 임하는 마음가짐이다. 진지한 고민은 배신하지 않는다. 온전한 나의 선택은 나를 잘못된 길로 이끌지 않는다. 선택은 죄가 없다.


선택을 고민하는 이에게 하고 싶은 말

1) 선택은 본인 몫

2) 그 선택의 결과는 반드시 성공적일 것

애꿎은 선택에 비난의 화살을 돌려 인생의 선택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며.

2-1)세상에 나쁜 선택은 없다.

(유튜브 캐치티비에 놀러오시면 더 많은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세트 밖 세상이 과연 옳은 것인가. 누군가에겐 평생 세트에 남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 영화 '트루먼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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