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게

여름, 그리고 나의 청춘

by 초이

아침에 눈을 뜨면 커튼을 뚫고 강렬한 태양빛이 들어오는 계절. 여름은 그렇게 내 몸의 온도를 올려놓는다. 길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두피까지 타는 것 같은 이 느낌. 지금이 바로 여름의 한가운데 놓여있다는 사실을 매 순간 알려준다.



어디 그뿐인가? 습기가 가득 차 숨을 쉬기가 힘들다. 밖에 있을 때면, 마치 어항 속에 사는 아가미 없는 붕어가 된 듯한 이 느낌에 불쾌함이 짜릿하다. 조금만 걸어도 내 피부 위 땀구멍은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끈적해지는 내 몸을 부여잡고 있노라면 바로 지금이 여름이구나 하고 저절로 떠오른다. 여름을 품은 약 3개월의 시간은 사계절 중 가장 느린 속도로 지나가는 것 같다.



여름 안에 살다 보면 이 더위가 지나가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그러다가 그 마음조차 지칠 때쯤 여름이 지나간다. 여름은 참 이상하지. 이렇게 지나가고 나면 갑자기 서운한 마음이 든다. 더위가 가시고 나면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좋다가도, 여름이 떠났다는 생각에 서글퍼진다. 여름이 뭐길래 이렇게 나를 들었나 놨다 하는가?



여름의 빛깔은 청량하다. 초록한 색채로 뒤덮인 풍경에 쨍쨍 내리쬐는 햇볕은 왠지 모르게 젊은 날 같다. 먼 훗날 노년기의 내가 젊은 날을 떠올린다면, 한 여름에 놓인 나를 떠올릴 거 같다. 끈적한 땀방울에 내 청춘이 녹아져 있는 느낌.


나의 청년기는 여름과 닮아있다. 젊은 지금의 나는 인생의 사계절 속 한 여름에 살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떠나가는 여름에 서운함이 드는 것은, 지나가는 내 젊음을 상징하는 느낌이지 않을까?





그러니 여름아, 부디 내년에도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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