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시간 되새김

by 초이

전혀 특별하지 않은 시간, 오후 4시

6시 퇴근하는 직장인에게는 멈춰버린 지긋지긋한 시간

흘려보내버린 수많은 시간들 중 하나였다.


이제는 오후 4시에 퇴근을 한다.

오후 4시의 나는 새로운 일상이 시작된다.

하루라는 연극이 있다면 1부가 끝나고

2부를 시작하는 커튼이 열리는 순간이다.



흘러가는 대로 두면

그 어떤 것도 특별하지 않다.

빠져버린 머리카락처럼

잘라버린 손톱처럼

흘려버린 시간도 그렇듯 무의미하다.



그러나

그 시간에 향기를 묻혀본다.

퇴근을 알리는 달콤한 향기

떠있는 태양이 내뿜는 햇볕의 포근한 향기

기뻐서 흘러나오는 도파민의 짜릿한 향기



그 시간에 소리를 들어본다.

내 다리가 만들어낸 경쾌한 발걸음 소리

지나가는 어린이 자전거단의 꺄르르 웃음소리

댕-댕- 울려대는 복싱장의 종소리



그 시간에 색채를 담아본다.

길거리에 피어있는 분홍빛 코스모스

짧은 다리로 뛰어가는 하얀 강아지

건너편으로 안내하는 녹색불의 신호등



알고 보니

특별한 시간, 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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